내리는 빗물 1200t이나 저장하는 기묘한 숲

장주영 매경닷컴 기자(semiangel@mk.co.kr) 2023. 1. 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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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선흘곶자왈·청수곶자왈 등 숲 2곳
내리는 비 42% 저장…제주도민 14.8% 쓸 규모

성인 한 사람은 하루에 2ℓ가량의 물을 섭취한다. 이를 전 세계 인구 80억 명으로 환산하면 하루에만 160억ℓ를 소비하는 셈이다. 물론 우리는 70%가 물인 지구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중 인간이 마실 수 있는 담수는 1%가 채 안된다는 게 문제다.

결국 세계 곳곳에서는 매년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예부터 가뭄이 들 때면 기우제 등을 지내며 하늘에 의지하기도 했고, 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공강우 등도 행해지지만 제대로 해소시켜주지는 못하고 있다.

제주 곶자왈 / 사진 = 산림청
최근 천연 자연을 활용해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42%나 저장할 수 있고, 그 양만 약 1200만t에 이른다. 화제의 지역은 제주 곶자왈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제주 선흘곶자왈과 청수곶자왈에서 물 순환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비가 내리면 평균 42%의 빗물을 곶자왈에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비의 양을 계산했다.

비가 내린 총량인 강우량, 나뭇잎과 가지를 통과해 땅으로 내려온 비의 양인 수관통과우량, 나무 몸통을 타고 내려온 비의 양인 수간유하우량, 나뭇잎과 가지로 인해 땅으로 내려오지 못한 비의 양인 차단손실량, 이밖에 나무 몸통으로 들어간 비의 양인 수액 이동량 등을 5년 동안 조사했다.

제주 곶자왈 / 사진 = 산림청
곶자왈은 제주도 내 경작지나 개발지역보다 원형을 잘 보전하고 있어 제주가 의존하고 있는 지하수의 유입구 역할을 하고 있다. 곶자왈 지역 대부분이 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지에 속한다.

곶자왈의 수원함양률을 제주도 연평균 강수량과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지의 면적에 적용해보면 1년간 1200만t을 함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양은 70만 제주도민이 1년간 사용하는 급수량의 14.8%를 차지한다.

또 곶자왈과 인접 지역의 수원함양률을 비교했을 때 곶자왈의 수원함양률이 일반 토지이용지 보다 더 높았고, 그 차이는 평균 5.3%였다.

곶자왈은 전 세계에서 제주에만 분포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제주고사리삼 등 다양한 희귀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여기에 숯가마터 등 역사·문화 자원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곶자왈 지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997년 기준 면적이 113.3㎢였으나, 2003년 106㎢로 이전보다 7.3㎢ 감소해 곶자왈을 효과적으로 보존할 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 곶자왈 / 사진 = 산림청
이임균 국립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과 과장은 “곶자왈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현장 중심의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며 “곶자왈에서 생태계서비스와 가치 확산을 높이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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