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브루흐 협주곡'으로 돌아온 에스더 유 "나와 가깝고 소중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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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흐와 바버가 협주곡을 작곡한 시기가 지금 내 나이와 비슷해요. 그만큼 현재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곡이에요."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29)가 막스 브루흐, 사무엘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담은 음반 '바버, 브루흐'를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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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생이지만 난 한국인"…"내 된장찌개 외국 친구들이 좋아해"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브루흐와 바버가 협주곡을 작곡한 시기가 지금 내 나이와 비슷해요. 그만큼 현재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곡이에요."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29)가 막스 브루흐, 사무엘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담은 음반 '바버, 브루흐'를 발매했다. 그의 7번째 음반으로,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과 손을 잡았다.
에스더 유는 26일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가진 음반 발매 간담회에서 "브루흐 협주곡은 어려서부터 사랑했던 곡이라 꼭 담고 싶었고, 바버는 최근에 알게 됐지만 친숙하다"며 "팬데믹 이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을 녹음하고자 했다"고 앨범을 소개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뒤 벨기에, 독일, 영국에서 음악적 기반을 다져온 에스더 유는 독일 낭만주의의 보수적 전통을 고수한 브루흐와 바버의 미국적인 선율을 자신만의 개성으로 담아냈다.
에스더 유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 열여섯의 나이로 최연소 입상을 하면서다. 201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도 역대 최연소 입상 기록을 세웠다.
그는 앨범 주요 수록곡인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G단조와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해 '너무나 소중하고 가까운 곡'이라고 설명했다. "브루흐는 스물아홉 살에, 바버는 스물여덟 살에 각각 협주곡을 작곡했기에 제 나이랑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감정 표현 등에서 동일한 부분도 많아요."
음반에는 벨기에 출신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앙리 비외탕의 '아메리카의 추억-양키두들'도 수록됐다. 비외탕이 미국 민요 '양키두들'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에스더 유는 간담회에 앞서 이 곡을 유쾌하게 연주하기도 했다. "'양키두들'은 어릴 적 아빠 차에서 자주 듣고 같이 부르곤 했어요. 스토리가 저랑도 어울려 녹음하고 싶었어요."
음반은 지난해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을 지휘하기도 했던 바실리 페트렌코가 이끄는 영국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RPO)와 함께 녹음했다. 2018년부터 RPO의 상주음악가로 활동 중인 에스더 유는 이번에 처음 페트렌코와 호흡을 맞췄다. 에스더 유는 페트렌코의 넘치는 에너지와 유머 감각 덕분에 즐겁게 음반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RPO 단원들과 함께 음악 치료 활동도 펼치는 에스더 유는 영화 '체실 비치에서'(2018)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앨범을 발표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전문 과정이 아닌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다양한 분야에 관심사를 둔 덕이다.
에스더 유는 '바이올린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했겠느냐'는 질문에 변호사를 했을 것 같다고 했다. "심리학에도 관심이 많아요. 다양한 분야의 책과 기사도 찾아가며 읽어요. 세상을 폭넓게 알아가는 게 음악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외국에서 태어나 오래 살다 보니 외국인으로 오해받을 때도 많지만, 그는 집에선 '지연'이라는 한국 이름을 쓴다며 한국인으로서 정체성도 강조했다. "미국에서 살 때 집에선 한국말을 쓰고, 학교 갈 땐 밥이랑 계란말이를 도시락에 싸 갔어요. 외국 투어를 다니다 보면 된장찌개를 파는 곳이 많이 없어 제가 직접 끓이기 시작했는데 맛있어요. 외국 친구들도 좋아합니다.(웃음)"
에스더 유는 오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 협연자로 나서 음반 수록곡인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선보인다. 이후 태국을 비롯해 영국, 콜롬비아, 호주, 뉴질랜드, 네덜란드 등지에서 연주 활동을 이어간다. "다양한 음악가들과 제가 사랑하는 음악을 꾸준히 하고 싶어요."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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