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지휘, 하이든 단원 활동했던 빈 소년 합창단 3년 만에 내한 공연

이강은 2023. 1. 2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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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모차르트와 베토벤, 브루크너가 지휘하고, 하이든과 슈베르트가 단원으로 활동했던 빈 소년합창단이 창단 525주년을 맞아 27일부터 내한 공연을 한다.

합창단과 연관있는 작곡가들의 이름을 따 4개 팀(모차르트, 부르크너, 하이든, 슈베르트)으로 나누어진 투어팀(9∼14세 중학생) 100명 단원들의 연간 공연 횟수는 300회가 넘고, 전 세계 50여만명 관객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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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모차르트와 베토벤, 브루크너가 지휘하고, 하이든과 슈베르트가 단원으로 활동했던 빈 소년합창단이 창단 525주년을 맞아 27일부터 내한 공연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소년 소프라노들이 맑은 음색과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준다. 27일 서울 관악아트홀을 시작으로, 함안문화예술회관(28일), 부산문화회관(29일), 속초문화예술회관(2월1일), 구미문화예술회관(2일)을 거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4∼5일)에서 공연을 마무리한다. 
빈 소년 합창단이 26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창단 525주년 기념 내한 투어 빈 소년합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뉴스1
26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원들과 함께 한 지휘자 마놀로 까닌은 “창단 525년을 기념하는 공연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며 “한국 노래를 부르며 단원들이 한국 문화를 배우고 관객들에게도 저희의 문화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이날 한국 민요 ‘아리랑’을 선보였다.

빈 소년합창단은 1498년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가 설립한 궁정 성가대다. 모차르트, 베토벤, 브루크너가 지휘를, 하이든 형제와 슈베르트가 단원을 한 적 있는 등 당대 뛰어난 음악가들과도 인연이 깊다. 1924년 민간 비영리 단체로 재설립됐다. 창단 이후 일요일마다 호프부르크 예배당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슈타츠오퍼와 함께 공연해왔다. 유네스코(UNESCO)가 살아있는 클래식 음악의 역사로 인정해 합창단의 가창 전통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현재 빈 소년합창단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프로그램이 있는 자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합창단과 연관있는 작곡가들의 이름을 따 4개 팀(모차르트, 부르크너, 하이든, 슈베르트)으로 나누어진 투어팀(9∼14세 중학생) 100명 단원들의 연간 공연 횟수는 300회가 넘고, 전 세계 50여만명 관객 앞에 선다. 세계 각국에서 지원자를 받아 입단 경쟁률도 세다. 단원 선발 기준과 관련해 까닌은 “좋은 목소리를 가졌는지도 보지만 그보다는 아이들이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 부를 때 즐거워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또 합창단은 축구팀과 같다.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는 만큼 서로 화합하고 열정이 있어야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열정도 중요시 여긴다”고 설명했다.
27일(관악아트홀)부터 다음달 5일(예술의전당)까지 내한공연을 하는 빈 소년합창단이 26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2004년에는 소녀들에게도 동일한 음악교육과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빈 소녀합창단을 설립해 30명이 소속돼 있다. 남녀 학생 300명이 합창 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이 중 3분의 1은 전문 음악가의 길을 걷는다고 한다. 

한국과 인연도 50년이 넘는다. 1969년 첫 내한공연을 가진 후 그동안 전국 35개 도시에서 150회가 넘는 공연을 했다. 현재 이연우(13) 군 등 여러 명의 한국인 단원도 소속돼 있고, 내한 때마다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 등 한국 노래들을 불러 감동을 준 바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음악센터에 다니다 선생님 권유로 오디션을 보고 2020년 입단한 이연우 군은 “처음엔 독일어로 수업하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음악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다”며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고 공연하는 것도 즐겁다”고 했다. 
빈 소년합창단. 크레디아 제공
이번 한국 투어에서 빈 소년합창단은 성가곡과 모테트(중세 유럽 종교음악), 가곡, 왈츠, 세계 각국의 민요와 영화음악 등 지난 525년 역사를 보여주면서 새해에 어울리는 음악을 두루 보여줄 예정이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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