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무인기 대응 '부실' 인정하면서도 문책론엔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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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의 무인기 도발 당시 우리 군이 초기 상황 보고부터 작전 운용까지 그 대응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사실이 군 자체 검열을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 대응 부실에 따른 책임자 문책론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미온적 반응을 보여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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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지난달 북한의 무인기 도발 당시 우리 군이 초기 상황 보고부터 작전 운용까지 그 대응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사실이 군 자체 검열을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 대응 부실에 따른 책임자 문책론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미온적 반응을 보여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전비태세검열 결과 등에 따르면 육군 제1군단의 국지방공레이더 운용요원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19분쯤 북한 지역 상공에서 남하해오던 북한 무인기 항적을 포착했으며, 오전 10시25분쯤 이를 군단 사령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상급 부대인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와 합참에 즉각 보고되지 않았을 뿐더러, 인접 부대인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에도 전파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합참은 1군단 레이더 운용요원이 당시 '긴급상황이 아니다'고 판단해 '고속상황전파체계'나 '고속지령대' 등을 통한 즉각적인 상황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또 군단 국지방공레이더 등에서 포착한 항적은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C2A)를 통해 다른 군단·사단급 부대에 전파되도록 하고 있으나, 그동안엔 1군단과 수방사 간의 C2A가 연동돼 있지 않았던 사실도 합참의 이번 검열을 통해 확인됐다.
게다가 공군작전사령부가 1군단 레이더 요원의 최초 보고 뒤 90여분이 지나서야 북한 무인기 관련 작전수행체계인 '두루미'를 발령한 건 당초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의 관제 레이더엔 북한 무인기 추정 항적이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국지방공레이더에서 포착한 항적 정보는 공군 레이더와 실시간으로 공유되지 않는다.
합참은 이 같은 검열 결과를 토대로 북한 소형 무인기 대응 작전개념을 재정립하고, 탐지·타격자산 배치를 조정하며, 합참~작전사~군단 간의 표적 정보 공유체계와 그 숙달 훈련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번 검열 결과, △작전수행체계부터 △작전 간 조치 △현존 전력 운용 △방공훈련 등에서 다수의 문제점이 발견됐음에도 관련 책임자 문책·처벌 등에 관해선 일단 쉬쉬하는 분위기다.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은 이날 국방위에서 "검열 결과에 따라 책임 소재 부분은 좀 더 신중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합참이) 검열 결과와 함께 문책 방향까지 국방부에 보고했지만 (그에 앞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며 "신중하게 판단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는 이번 검열 결과 등을 토대로 장성급 인사 1~3명을 문책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열이 3주간 진행되는 동안 군 내부로부턴 "고위급 장성을 즉각 교체할 경우 북한을 이롭게 하고 추가 도발을 야기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문책을 "추후 정기 인사 때로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각에선 "각급 제대의 대응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식별됐기 때문에 특정 부대 지휘관 등 개개인의 책임을 묻기 어려운 상황"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비태세검열은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전반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누가 뭘 잘못했는지는 이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입한 사실을 포착하고 그 대응에 나섰지만 단 1대도 격추 또는 포획하지 못해 '작전 실패' 논란이 불거졌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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