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부진이 초래한 예고된 역성장, 신성장 동력 발굴 시급하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2년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민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은 전 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이다. 경기 하강은 예상됐다.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이 줄어든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살아났던 민간소비도 꺾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부진 탓이 크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4% 넘게 줄었다. 전망도 어둡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수출이 1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전후방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이 10% 줄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0.64%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안보 측면에서도 반도체는 중요한 산업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은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도 반도체 전쟁이 촉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따라서 한국 경제가 반도체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 못지않게 다른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성과로 원자력·에너지·방산·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0억달러 투자 유치와 함께 50여 건의 협력 계약을 체결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 중 원전과 방산은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와 에너지 등 다른 산업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반도체 부진을 넘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 정부는 관련 산업의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세액공제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노동개혁으로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신산업 투자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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