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총이익률 무려 51.5% … 괴물 반도체장비기업 ASML의 힘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 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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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전망 나빠진 램리서치
기대이상 실적에도 약세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전 세계 반도체 장비기업이 25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주가는 전망에 따라 갈렸다.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ASML홀딩스(ASML)는 25일 하루 새 11.52달러(1.72%) 오른 681.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나스닥 종합주가지수가 0.18% 하락하는 와중에도 상승했다.

삼성전자, TSMC 등에 첨단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ASML은 이날 4분기 성적표를 발표했다. 매출은 64억유로로 전년 동기(49억9000만유로) 대비 28% 증가했다. 순이익은 시장전망치(17억1000만유로)보다 많은 18억유로를 기록했다. 매출 대비 총이익(매출에서 원가만 뺀 이익)의 비율을 보여주는 매출총이익률은 51.5%에 달했다.

ASML 경영진은 올해 실적이 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순매출액은 25% 이상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고객은 하반기에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주문 리드타임(주문 요청부터 인도까지 평균 소요 기간)과 장비 투자의 전략적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ASML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 웨이퍼에 정밀한 회로도를 그리는 노광에 사용되는 장비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절대적으로 많다보니 ASML은 '슈퍼을'로 불린다. 덕분에 ASML은 최근 1년간 세계 증시 하락 속에서도 주가가 4% 상승했다.

반면 미국의 반도체 장비 기업 램리서치도 회계연도 2분기(2022년 10~12월)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램리서치는 이날 정규장에서 주가가 0.9달러(0.18%) 상승했지만 폐장 후 7.56달러(1.55%) 하락했다.

이날 램리서치는 지난 2분기에 주당순이익(EPS) 10.71달러와 매출 5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예측한 EPS는 10.05달러였는데 실제 수치는 이보다 높았으며 매출액도 예상치였던 51억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램리서치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실적 전망이었다. 램리서치는 이날 회계연도 3분기(2023년 1~3월) EPS가 5.75~7.25달러, 매출액이 35억~41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 7.78달러, 43억5000만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램리서치는 TSMC 등 파운드리 업체에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매출액 중 절반 이상이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에서 나온다. 고객사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위축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어 수요 역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램리서치는 노광공정을 통해 그려진 회로도대로 웨이퍼를 깎아내는 '식각(에칭)공정'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적층(높이 올려쌓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첨단 식각 기술이 많이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D램보다 더욱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실적 눈높이도 낮아졌다.

더그 베팅어 램리서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3월 낸드와 D램 매출이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D램보다 낸드 소비가 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램리서치는 오는 3월까지 인력 13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램리서치는 최근 1년간 주가가 18% 하락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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