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랑 임성재 "후배 실력에 깜짝…신인처럼 연습"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 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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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서 밀리는 건 한순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
1m 조절하는 웨지샷 연마
PGA 최종전 출전이 목표
결혼 후 아내 내조에 감동
자랑스러운 남편 되겠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임성재. 지난해 12월 결혼한 그는 올해 5시즌 연속 투어 챔피언십 출전에 도전한다. 【AFP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이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다. 한 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30명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릴 기회를 얻는 만큼 선수들은 투어 챔피언십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최소 50만달러에서 최대 18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두둑한 보너스와 다음 시즌 메이저 대회 4개를 포함한 PGA 투어 전 대회 출전권은 덤이다.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 스폰서가 정한 성적 부문의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만큼 재계약을 할 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 번도 나가기 어려운 투어 챔피언십에 5시즌 연속 출전하는 것을 노리는 한국 선수가 있다. 지난해 12월 결혼해 새신랑이 된 임성재(25)다.

그는 "투어 챔피언십이 열리는 대회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 있다"며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해냈다는 성취감이 커서 그런 것 같다. 아내와 함께 보내는 첫 시즌인 만큼 특별한 순간을 만끽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즌 초반임에도 임성재가 투어 챔피언십에 애착을 갖는 건 몇 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해서 출전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 시즌 내내 꾸준하게 잘 쳐야 얻을 수 있는 결과가 투어 챔피언십 출전인 만큼 임성재는 시즌 분기별 페덱스컵 포인트 획득 점수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매 대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임성재는 "새 시즌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머릿속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투어 챔피언십이다. 그정도로 투어 챔피언십 출전에 대한 열망이 크다"고 설명했다.

2007년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제도가 만들어진 뒤 투어 챔피언십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을 갖고 있는 건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9시즌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나선 그는 이 부문 신기록을 세웠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는 마쓰야마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평가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현지에서 임성재를 주목하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PGA 투어에 데뷔한 뒤 4시즌간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며 경쟁력을 증명해서다. 지난해 인터내셔널 팀 단장으로 임성재와 호흡을 맞췄던 트레버 이멀먼(남아프리카공화국)도 "임성재처럼 공을 똑바로 치는 선수를 보지 못했다.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는 임성재는 곧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가 될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이루지 못한 투어 챔피언십 5시즌 연속 출전에 도전하는 임성재는 예년과 비교해 연습량을 더 늘렸다. PGA 투어에 갓 데뷔한 신인처럼 연습하는 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신인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난 것 같다. 앞선 대회를 치르면서 깜짝 놀랐다"며 "경쟁에서 밀리는 건 한순간인 만큼 마음을 다잡았다. 성공적으로 보냈던 앞선 4시즌처럼 올 시즌에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건 100m 이내 웨지샷이다. 1m 단위로 거리를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잡은 임성재는 매일 공 수백 개를 치며 웨지샷 완성도를 높이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시즌 초반 웨지샷이 흔들려 어려움을 겪었다. 남은 시즌 더욱더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웨지샷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연습처럼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확실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아직 100%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100m 이내에서 홀 주변에 공을 붙일 수 있는 확신을 갖고 웨지샷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신랑이 된 임성재는 멋진 남편이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임성재는 "언제나 내 편이 돼주는 아내가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 항상 나를 먼저 생각해주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며 "아내에게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7번째이자 새해 출전한 4번째 대회인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870만달러) 첫 단추는 잘 끼웠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임성재는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선두에게 4타 뒤진 공동 19위에 자리했지만 임성재의 첫날 성적은 값졌다. 북코스보다 어려운 남코스에서 4타를 줄여서다.

이번 대회는 첫날과 둘째 날까지 남코스와 북코스를 번갈아 치고 셋째 날과 마지막 날은 남코스에서 치른다. 라운드당 평균 스코어가 3타 이상 차이 날 정도로 남코스는 북코스보다 전장이 길고 까다롭다. 8언더파 64타를 적어내며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린 샘 라이더(미국)와 에런 라이(잉글랜드) 등을 포함해 리더보드 상단에 포진한 대부분이 북코스에서 첫날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6위를 차지한 기분 좋은 기억이 있는 임성재는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모든 대회 성적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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