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보던 짧은 동영상…음소거를 풀자 깨닫는 현실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1. 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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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지갤러리 ‘숏폼’전시

전형산·추성아 팀프로젝트

전형산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숏폼’ 전시 <사진제공=페리지갤러리>
스마트폰 6개가 걸리고 인스타그램에서 무작위로 추출되는 영상이 흘러나오는 ‘숏폼’전시 <사진제공=페리지갤러리>
어느날인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짧은 동영상. 타인에게 들킬까봐 음소거 상태로 즐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소리를 함께 들어야만 재미있다면서 영상이 자꾸 나를 유혹한다.

우리 일상속 깊숙이 침투된 SNS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형식으로 틱톡이나 유튜브 쇼트, 인스타 릴스 등 ‘숏폼(Short Form)’이 뜨고 있다. 이런 인기 플랫폼을 되돌아보는 현대예술 전시가 눈길을 끈다.

KH바텍의 비영리 전시공간인 페리지갤러리에서 올해의 팀프로젝트 ‘숏-폼’전시가 열리고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와 기획자가 함께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전통에 따라 올해는 일면식도 없던 사운드 아티스트 전형산과 기획자 추성아가 짝이 됐다. 소리에 집중해 온 작가의 관심에 맞춰서 최근 주로 소비되는 인스타그램 릴스에 주목했다.

전시장 한쪽 벽에는 여섯 개의 스마트폰이 걸려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추천하는 각기 다른 릴스 화면이 AI(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해 무작위로 재생된다. 여섯 개의 영상에서 뒤섞여 나오는 소리는 스피커로 증폭되고 전시장 한가운데 거대한 백색 간판은 소리에 반응해 깜빡거린다. 관람객들은 소리 변환 장치인 이펙터를 밟아 그 소리마저 조작해 낼 수 있다.

다양한 소음이 뒤섞여 나오는 공간에서 이미지는 힘을 잃고 다른 방식으로 관찰하게 된다. QR코드를 통해 AI와 기획자가 나눈 대화가 뜨면서 우리 일상 속에 침투해 있는 AI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고,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코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전시는 2월 1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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