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목소리’ 빈 소년합창단, 3년 만에 내한

박대의 기자(pashapark@mk.co.kr) 2023. 1. 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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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활동중단했지만 다시 합창하게 되어 기뻐” 서울·부산 등 6개 도시 순회 아리랑 등 한국 노래 합창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단이 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1498년 창단한 세계 최고(最古)의 소년 합창단으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국립오페라단 등과 함께 빈 궁정악단의 전통과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합창단이다. 소년들은 팬데믹에 지친 관객들에게 천상의 목소리로 위로와 치유의 새해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26일 빈 소년합창단 지휘자 마놀로 까닌은 “올해 창단 525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특별한 공연을 열 수 있게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빈 소년합창단은 유네스코 지정 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며 역사와 음악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합창단이다. 한국은 1969년 처음 내한한 이후 35개 도시에서 150회 이상 공연을 열며 50년 넘게 인연을 이어왔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소년들이 수백년간 불러온 성가곡을 비롯해 모차르트,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등 합창단과 인연을 맺은 작곡가들의 곡을 부를 예정이다. 세계를 누비며 익힌 각국의 음악과 함께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 등 관객들에게 친숙한 한국 노래도 선보일 예정이다.

까닌은 “창단 525년을 기념하는 공연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며 “한국 노래를 부르며 단원들이 한국 문화를 배우고 관객들에게도 저희의 문화를 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단원 이연우 군(13)은 “어릴 때 한국에서 성악을 배우다 빈 소년합창단을 보고 단원에 지원하게 됐다”며 “단원들과 같이 숙소에서 생활하며 세계 각지에서 노래부를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빈 소년합창단은 세계 각지에서 공연하며 단원들이 현지 문화를 익힐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그러나 지난 3년간 감염병 확산에 공연이 불발되고 단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단체 운영에도 어려움이 찾아왔다.

까닌은 “코로나19로 재정적으로 힘들었고, 단원들이 집으로 돌아가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합창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감염병 확산 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공연했던 기억이 많이 떠오른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단원 사이먼 군(15)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다시 올 수 있어서 기쁘다”며 “다시 관객들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빈 소년합창단은 27일 서울 관악아트홀을 시작으로 경남 함안(28일), 부산(29일), 경기 성남(31일), 전남 속초(다음달 1일), 경북 구미(다음달 2일)을 거쳐 다음달 4~5일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내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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