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한국 와서 처음 배운 단어가 ‘자신감’…월드컵 최대한 높은 곳 간다”

박효재 기자 2023. 1. 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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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 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내가 한국 와서 처음 배운 단어가 자신감이다. 2019년 한국에 왔을 때 여자 대표팀의 자신감은 낮았지만 이제는 여기까지 왔다. 올해 월드컵에서는 오를 수 있는 한 최대로 높은 곳까지 오르고 싶다.”

콜린 벨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것이 어떤 도움을 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탄탄해진 조직력,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준우승을 하면서 생긴 자신감이 엿보였다. 월드컵에서도 한국팀 특유의 조직적이고 빠른 움직임, 높은 전술 수행 능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벨 감독은 앞서 지난해 이번 월드컵 목표는 4강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우선 콜롬비아와 1차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선수들에게도 얘기했지만 우리가 본래 하고자 하는 플레이만 한다면 세계 어느 팀을 만나든 이길 수 있다. 우리 팀을 스스로 작게 생각하거나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은 벨 감독 체제에서 강한 압박, 빠른 수비 복귀, 공격에 비중을 두는 ‘능동적인 축구’를 펼쳐왔다. 벨 감독은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가 누구인지 혹은 경기 운영이 어떤지, 상황에 어떻게 변화를 줄 것인지 선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전방압박이 안 되는 상황에서 이를 지키자고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하는 건 맞지 않다. 능동적으로 플레이하면서 승리하는 걸 노린다면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외국인 감독으로서 파울루 벤투호가 거둔 성공은 벨 감독에게도 기쁜 소식이다. 벨 감독은 벤투호의 성공이 특별히 동기부여가 됐다거나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과 협회, 선수, 스태프 모두가 내게는 동기부여”라면서 “이 팀을 이끌고 월드컵을 나갈 수 있어 자랑스럽다.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오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상대들은 독일(FIFA랭킹 2위)을 제외하면 한국(15위)보다 순위가 낮다. 벨 감독은 하지만 3팀 모두 동기부여가 잘 돼 있어 만만하게 볼 상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각자 플레이에 문화적 특성이 반영돼 있다면서 “콜롬비아(27위)는 날것의 축구를 하고, 모로코(76위)는 기술적이고 조직적이다. 독일은 피지컬적으로 완성된 팀”이라고 평가했다.

벨 감독이 꼽은 한국 대표팀의 최대 강점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선수들의 높은 전술 수행 능력이다. 그는 “추효주, 장슬기는 수비수인지 미드필더인지 공격수인지 정의를 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포지션에서 뛴다. 김혜리는 풀백, 센터백을 선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신체조건이 좋은 팀들을 상대하는 것은 숙제다. 오는 2월 열리는 아놀드클라크컵은 한계를 깨닫고 약점을 보완할 중요한 시험 무대다. 영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는 지난해 26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잉글랜드(4위)를 비롯해 벨기에(20위), 이탈리아(17위) 등 유럽의 강호들이 출전한다. 벨 감독은 “우리에게 도전이 될 것이다. 유럽 스타일에 선수들이 적응하고 익숙해질 기회다. 직접 부딪히면서 체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위험요소다. 벨 감독은 “최근 다친 조소연을 잉글랜드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민아도 부상인데 중요한 선수라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 문은 항상 열려 있지만 월드컵을 앞둔 현 시점에 변화를 많이 주는 것은 무리”라면서 “지금 있는 선수들의 조직력을 견고하게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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