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가 5억' 아파트도 안 팔린다...미분양 1000채 육박

유엄식 기자 2023. 1. 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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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전용 59㎡(옛 25평) 기준 분양가 5억원대로 공급한 신축 아파트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에 서울 미분양 물량이 1000채에 육박하며 8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주력 평형인 전용 59㎡ 공급가격은 5억3500만~5억6300만원 선으로 인근 노후 단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2월 분양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 팰리스' 전용 59㎡ 최초 분양가는 9억원이 넘었고 미분양 해소를 위해 15% 할인한 가격이 7억4000만원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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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한 강서구 화곡동 '화곡 더리브 스카이' 조감도. /사진제공=화곡 더리브 스카이 공식 홈페이지

서울 시내 전용 59㎡(옛 25평) 기준 분양가 5억원대로 공급한 신축 아파트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에 서울 미분양 물량이 1000채에 육박하며 8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미분양 1000가구 육박…한 달 새 129가구 급증한 이유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시내 민간 미분양 주택은 994가구로 전월(865가구) 대비 129가구 증가했다. 지난해 1월 47가구에서 1년간 21배 늘어났고, 월간 기준 2015년 3월(1064가구)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달 미분양 증가분은 강서구 화곡동 신축 주상복합 단지인 '화곡 더리브 스카이'에서 비롯됐다.

화곡중앙시장 정비사업으로 조성한 후분양 단지로 올해 3월 입주 예정인데 전용 30~59㎡ 140가구 중 94%인 131가구가 미분양됐다. 지난해 11월 일반분양 75가구 모집에 264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해 평균 3.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특별공급을 포함한 당첨자들이 대부분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이곳은 역세권 대단지가 아니지만, 분양가는 3.3㎡당 평균 2200만원로 최근 분양 단지 중 저렴한 편이었다. 주력 평형인 전용 59㎡ 공급가격은 5억3500만~5억6300만원 선으로 인근 노후 단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2월 분양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 팰리스' 전용 59㎡ 최초 분양가는 9억원이 넘었고 미분양 해소를 위해 15% 할인한 가격이 7억4000만원대였다. 이에 비해 2억원가량 저렴한데 수요자를 찾지 못한 것이다.

최근 얼어붙은 청약 시장 분위기를 반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2020~2021년 분양했다면 무난하게 완판이 가능했을 것 같다"며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숨은 미분양' 합치면 실제 서울 미분양 2000가구 육박 전망도
8년여 만에 서울 미분양 주택 1000가구 돌파가 임박한 가운데, 업계에선 사업 주체가 비공개한 '숨은 미분양'을 고려하면 실제 서울 시내 미분양 주택은 1500~2000가구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동안 30가구 미만 소규모 아파트와 빌라, 300실 미만 주거용 오피스텔 등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한 공개 청약 의무가 없어 미분양 주택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더해 정부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을 풀어 미분양 정보 비공개와 임의 분양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말 분양한 '장위자이 레디언트',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등 1.3 대책으로 임의 분양이 가능해진 단지는 미분양 물량을 관할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정부가 미분양 해소를 위해 각종 규제 완화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 반전은 녹록지 않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 가구를 넘어 8만~10만 가구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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