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기자들의 판타지 리그 스토리⑤ 판타지 순위는 드래프트 순번이 아니더라
‘드래프트 12순위’ 이학철의 효자는 ‘뉴욕 듀오’
이학철 기자는 판타지리그에 참여한 12명의 기자 중에 가장 ‘진심’이다. 판타지리그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이 경기 당일 로스터 변경이다. 각 팀 선수 출전여부에 따라 벤치 멤버의 활용도가 달라지는데, NBA 경기 출전 로스터가 확정되는 시간이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새벽이다 보니 이를 일일이 챙기기가 어렵다. 이학철 기자는 새벽까지 이를 맞춰서 FA시장에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등 로스터를 바꿔가기 때문에 전력이 다소 약하더라도 이를 상쇄 시킬 수 있다. 이런 열정 덕분에 이학철 기자는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드래프트 순번이 가장 낮은 12위였기 때문에 전력상으로 좋은 편이 되지 못했지만, 서서히 순위를 상승시키더니 결국 1위에 올랐다. 1라운드 12순위로 뽑은 라멜로 볼이 부상을 당해 장기 이탈을 하면서 사실상 1라운드 몫을 하지 못한 가운데에서 이뤄낸 결과다.
이학철 기자를 1위로 올려놓은 선수는 뉴욕 원투 펀치 제일런 브런슨과 ‘뉴욕의 심장’ 줄리어스 랜들이다. 브런슨은 무려 8라운드에 뽑은 선수다. 45경기에서 평균 22.5점 3.1리바운드 4.1어시스트 1.4스틸에 경기당 3개의 3점슛을 38.0%의 성공률로 넣고 있다. 엄청난 생산성이다. 8라운드에 뽑은 선수가 2라운드급의 볼륨을 제공하고 있으니 좋은 성적이 안날 수 없다. 나머지 11명은 앞선 순번에 브런슨 안 뽑고 뭐한 것일까. 뉴욕이 선수 연봉 뻥튀기해 영입했다가 망한 사례가 워낙 많다보니 대부분 브런슨도 망하리라는 예상 때문이었을 거다. 하지만 브런슨은 실패 사례의 전철을 밟지 않았다.
랜들은 더 대박이다. 48경기에서 평균 24.4점 10.9리바운드 4.0어시스트 2.7스틸을 기록 중이다. 이학철 기자는 랜들을 무려 6라운드에서 뽑았다. 사실상 1라운드 선수의 볼륨이다. 17일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는 42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여기에 자유투는 8개 시도 8개 성공으로 100%였다. 최근 10경기 가운데에 9경기에서 더블-더블도 했다. 랜들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결장이 없다는 점이다. 판타지리그에 참여한 12명 중 대부분은 1, 2옵션이 최소 1, 2차례에 걸쳐 부상을 당해 전력 누수가 생긴 경험이 있다. 평균 30점을 넣는 선수 1명이 1주일만 결장해도 팀은 100점 가량을 잃어야 한다. 엄청난 타격이다. 그런데 랜들은 한 경기 쉬지 않고 매번 20점 10리바운드를 가져다주고 있으니 사실상 올해 판타지리그 최고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라운드 뽑은 미네소타의 신성 앤서니 에드워즈도 최근 들어서는 엄청난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다. 랜들-브런슨의 꾸준함에 에드워즈의 폭발력이 더해지니 이학철 기자는 판타지 여정이 마냥 즐거울 뿐이다.
원석연-이동환의 빅트레이드, 판도 바꿀 수 있을까
원석연 기자와 이동환 기자는 1월 23일 팀의 간판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동환 기자는 제임스 하든과 앤서니 데이비스를 원석연 기자에게 내주고 루카 돈치치와 크리스찬 우드를 영입했다. 1~5위를 오가던 이동환 기자는 판타지에서도 최고선수인 돈치치 영입을 통해 순위를 끌어올리고자 승부수를 뒀다. 우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장기 결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돈치치가 워낙 압도적인 기록을 가져다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돈치치를 보유하고도 하위권을 맴돌았던 원석연 기자 역시 하든과 데이비스 영입으로 팀에 변화를 줬다. 돈치치를 내준 점은 아쉽지만, 하든이 이를 어느 정도는 커버해줄 수 있다. 원석연 기자가 중점을 둔 부분은 데이비스가 아닐까 한다. 12월 말 발부상으로 인해 장기 결장 중이지만, 복귀를 앞두고 있다. 복귀 이전까지는 평균 27.4점 10.3리바운드 2.4어시스트 1.9스틸 1.4블록슛으로 최상위급 기록을 가져다 준 선수다. 결국 이 트레이드의 관건은 부상에서 복귀할 데이비스와 우드가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지는 시기에 합류해 팀에 얼마나 큰 볼륨을 가져다 줄 수 있느냐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판타지리그 중간 순위(1월 23일 기준)
1위 이학철 114승87패9무
2위 최용석 114승92패4무
3위 정지욱 114승92패4무
4위 김용호 114승93패3무
5위 이동환 113승94패3무
6위 류동혁 110승96패4무
7위 맹봉주 103승105패2무
8위 원석연 101승105패4무
9위 배승열 96승112패2무
10위 최창환 90승116패4무
11위 최정서 88승118패4무
12위 손대범 79승126패5무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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