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연의 월스트리트나우] 미국 주택시장 반등 조짐?…건설업계 공룡 레나에 주목하라

신하연 2023. 1. 2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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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제공.

오늘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미국 기업, 주택 건설업체 레나(LENNAR CORPORATION. 뉴욕거래소 상장, 티커명 LEN)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레나는 미국 '빅3' 건설사로 꼽히는 주택건설업체로 단독 주택 및 다가구 임대 건물의 개발, 건설 및 판매와 주거용 부동산의 취득, 개발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1954년 설립된 레나는 지난 2017년 플로리다의 주택건설업체 WCI커뮤니티를, 다음해에는 93억달러(약 10조원)를 들여 경쟁사 칼애틀랜틱 그룹을 인수하면서 미국 주택건설업계 '공룡'으로 재탄생했죠.

24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주가는 99.09달러로, 최근 3개월 새 33%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미국 주택 시장에 해빙 조짐이 보이면서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주택건설 업종은 경기를 타는 대표적인 경기순환 업종입니다. 특히 지난해 우리가 경험했던 유례없는 금리 급등기에는 더더욱 그렇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작년 봄부터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고공행진을 이어왔는데요, 통상 금리인상기에는 이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주택 수요가 급감합니다. 가뜩이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지나치게 오른 집값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층까지 줄어들면서 미국 주택건설 시장은 바닥을 찍는 상황이었죠.

실제로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12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보다 1.5%, 전년 동월보다 34.0% 각각 줄어든 402만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1개월 연속 감소한 수치인데요, 지난 1999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장기 감소세라고 합니다. 연간 총 매매 건수도 직전년보다 17.8% 급감한 503만건으로, 전년 대비 감소폭은 2008년 이후 가장 컸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황을 반영하는 2023년 1월 주택시장지수가 반등. 13개월 만에 전월치를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하면서 주택건설 시장에 대한 개선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웰스파고와 함께 매달 측정해 발표하는 주택시장지수는 올 1월 전월 대비 4포인트 오른 35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가 50포인트 위면 주택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건설업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반대로 50 이하면 반대의 경우로 해석됩니다. 50포인트를 하회하는 것이니 여전히 부정적이긴 하지만, 전월 대비로는 상회하는 수치가 나온 것이 2021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이라 시장의 이목을 끌었죠. 주택 시장의 반등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를 두고 고공행진을 이어온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진 것이 시황 개선으로 연결되면서 미 주택시장이 바닥을 벗어나는 조짐을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NAHB 측도 "건설업자 대부분이 가격 인하 등 다양한 조치로 판매 촉진에 나서면서 작년 12월에 시황이 바닥을 친 것 같다"며 2023년 후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주택건설 회복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 방송인으로 유명한 짐 크래머도 최근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환기했습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주택 주식이 (시장 지수 대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초과)했다"며 "상승 전에 주택 건설 주식을 살 기회가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도 주택 시장 개선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죠. 특히 주택 건설 같이 실물 지표가 눈으로 확인되는 경우,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건설 건수가 늘어날수록 주택건설 업종의 이익 개선도 가시화 될 수 있습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레나의 목표주가를 92달러에서 102달러로 10.87%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에서 '중립'으로 상향했습니다. 고객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2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에서 7%로 급등하고 하반기에 수요가 악화되면서 주택 건설 주식 실적이 저조했다"면서 "올해는 주택 건설업체의 실적 호전이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분기 레나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2022 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은 13억달러(주당 5.02달러)로, 전년 4분기 12억달러(주당 3.91달러)보다 11% 늘었고 시장 컨센서스인 9억9800달러(주당 4.88달러)도 훌쩍 웃돌았습니다.

스튜어트 밀러(Stuart Miller) 레나 회장은 "금리는 변동하고 있고 계속 움직일 가능성이 있으며, 주택 시장은 가격을 계속 재조정할 것"이라면서 불확실한 시기에도 아웃퍼폼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고요.

주당순이익과 배당금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수익은 지난 5년간 연평균 36%씩, 배당금은 10년간 연평균 25%씩 뛰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주택 시장 침체 지속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만큼 당분간은 시장 흐름을 지켜봐야 겠습니다.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7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7배,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EV/EBITDA)은 3.96배입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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