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업’ 이재원, “타격의 퍼즐이 조금씩 맞춰지고 있다”

안승호 기자 2023. 1. 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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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재원이 지난 25일 잠실구장에서 인터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승호 기자



지난 25일 인터뷰가 끝난 것은 점심시간 한복판이었다. LG 이재원(24)은 혼자만의 식사를 위해 잠실구장 클럽하우스로 돌아갔다. 이재원의 이날 점심 메뉴는 닭가슴살과 단백질 음료. ‘이유’를 굳이 들을 필요는 없었다.

이재원은 한눈에 봐도 몸이 더 커져 있었다. 키 192㎝에 떡 벌어진 어깨로 ‘잠실 빅보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이재원은 ‘울트라 빅보이’라도 된 듯 가슴과 허벅지 두께 등이 달라 보였다. 이재원은 “체중은 3㎏ 정도만 늘었는데,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2군에 있던 스티브홍 컨디셔닝 코치가 1군에 합류한 뒤 이재원을 밀착 지도하며 일어난 변화였다. 이재원은 “따뜻한 애리조나 캠프로 가서 조금은 체중을 줄여야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재원은 지난해 11월 상무 입대를 포기하고 한 시즌 더 LG에서 도전해보기로 했다. 염경엽 신임 LG 감독이 던진 물음에 고민을 시작했고, 스스로 면담을 요청한 끝에 잔류를 결정했다. 이재원이 2023시즌을 조금이라도 허투루 준비할 수 없는 이유였다.

하드웨어를 살리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채워야 한다. 새 포지션인 1루수 훈련을 이미 시작한 이재원은 타격에서 진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이재원은 타격에 관련에 “퍼즐로 설명하자면, 하나씩 맞춰가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산만하게 흐트러졌던 것들이 하나씩 맞는 방향으로 맞춰지고 있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이에 대해 “염경엽 감독님, 이호준, 모창민 코치님이 도움을 주시고 계신데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타격 메커니즘”이라며 “감독님이 직접 영상으로 방향성을 주시고 있는 게 있는데 그게 잘 맞아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에 따르면 이는 스윙 ‘컨택 면’에 관한 것이다. 염 감독이 이재원을 비롯한 LG 젊은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익히도록 제시하는 영상은, 메이저리그 밀워키의 크리스천 옐리치의 타격 모습이다. 옐리치는 스윙시 공과 방망이가 만날 수 있는 면이 가장 넓은 타자다. 인플레이 타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

LG 이재원이 지난 25일 김민성(오른쪽)과 함께 잠실구장 실내훈련장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안승호 기자



이재원은 이에 맞춰 스윙궤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침 6시30분에 나와 훈련을 시작했던 지난해 12월부터 티볼을 치며 궤도를 만들고 머신볼을 때리며 몸에 익혀가고 있다. 이재원은 개인훈련 중 자주 만나는 김현수로부터 즉석 원포인트 레슨를 받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원은 지난 시즌의 교훈으로 생각도 바꿔가고 있다. 이재원은 지난해 타수당 홈런 비율이 0.06개로 팀에서 단연 1위였지만, 헛스윙 비율도 15.2%로 LG 타자들의 전체 헛스윙 비율(9.4%)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헛스윙을 두려워해서는 홈런도 칠 수 없다. 그러나 의미 없는 헛스윙을 할 필요는 없다. 이재원은 이 대목에서 지난해 유인구에 지나치게 방망이를 많이 낸 것을 자책했다. “사실, 내가 하위타순 타자여서 투수들이 쉽게 들어올 것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타격을 한 측면이 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 실수였고 많이 배웠다”며 “올해는 너무 대들기보다는 조금 더 차분하게 대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2023시즌 성공의 기준점을 몇 가지 수치로 정리하지 않았다. “이기는 경기에서 많이 보이는 타자가 되고 싶다. 내가 때린 것들이 팀 승리에 힘이 되는 장면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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