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소비 ‘트리플 악화’…‘성장 역주행’ 브레이크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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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에도 지난해 4분기 역성장을 결국 막지는 못했다.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민간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경제 성장률을 쌍끌이로 끌어내린 결과다.
부분별로 보면 직전 분기만 해도 각각 1.7%와 1.1%를 기록했던 민간소비와 수출 성장률이 -0.4%와 -5.8%로 곤두박질치면서 전체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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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수출 5.8% 급감에
서비스 등 소비도 다시 감소세
정부지출에도 민간부진 못막아
일부 “올해 1% 성장도 어렵다”
추경호 “1분기 플러스 전환 가능”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에도 지난해 4분기 역성장을 결국 막지는 못했다.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민간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경제 성장률을 쌍끌이로 끌어내린 결과다. 정부는 올 1분기에는 다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성장률을 끌어 올리기 위한 재정 확대 동력이 떨어지는 하반기에 가면 경제 여건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간 일각에서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1%대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은 -0.4%로, 10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부분별로 보면 직전 분기만 해도 각각 1.7%와 1.1%를 기록했던 민간소비와 수출 성장률이 -0.4%와 -5.8%로 곤두박질치면서 전체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특히 제조업은 -4.1%로 3분기 연속 감소했다. 1998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민간의 성장률 기여도는 -1.1%포인트, 정부는 0.8%포인트로 나타나 그나마 정부의 지출 확대가 성장률 추가 하락을 막은 것으로 분석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상승 압력이 소득 악화와 실질 구매력 감소로 이어지며 민간소비 감소로 나타난 것”이라면서 “결국 물가를 잡지 못하면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올 1분기 역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나 민간 모두 높지 않은 것으로 봤다. 성 교수는 “부동산과 수출 경기가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어 역성장을 기록해도 이상하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가 재정 지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실제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오프라인 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정부는 올해 상반기 경기 보완을 위해 340조 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간사업 조기 집행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당국과 기관이 상이한 입장을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 당시만 해도 전망치(1.7%)를 하회할 것을 시사했던 한은은 최근 들어 내부 기류가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대부분 기관은 중국이 리오프닝하면서 소비나 투자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세계 경기도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거로 보고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 경기침체를 우려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1.4%에 그칠 것으로 보고, 한국씨티은행·노무라증권 등은 1%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 지출 65%가 상반기에 집중될 것”이라면서 “여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하반기에 본격화하면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상고하저’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김지현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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