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에 개인 트레이너 대동…이 악문 박지수가 빚어낸 유럽행

중동·중국 러브콜 거절하고 포르투갈 포르티모넨스행
한국대표팀서 인연 맺은 벤투 감독의 '추천' 작용

축구대표팀 수비수 출신 박지수/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박지수(29)가 포르투갈 포르티모넨스로 진출, 유럽파 대열에 합류했다. 자신의 신혼여행지까지 개인 트레이너를 대동하는 등 모든 것을 쏟은 박지수의 노력과 열정이 빚은 결과다.

포르티모넨스는 26일(한국시간) 박지수 영입을 발표했다. 포르투갈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박지수는 2024년 6월까지 1년6개월 계약을 체결했다.

짧은 계약 기간이지만, 박지수는 어쩌면 자신에게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도전의 끈을 잡았다.

지난해 12월 전역 후 원소속팀 광저우FC(중국)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은 박지수는 올 겨울이 유럽으로 이적해야할 시기라고 여겼다.

이를 위해 박지수는 몸을 확실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펼쳐진 아이슬란드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박지수는 치료와 재활에 집중했다.

발목 인대 부상이 모두 회복한 뒤에는 개인 운동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 올렸다. 박지수 측에 따르면 박지수는 지난해 12월 결혼 후 떠난 신혼여행에도 트레이너를 대동, 개인 운동을 병행하면서 휴가를 보냈다.

신혼여행 후에도 박지수는 더 철저하게 운동을 진행해 부상 전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포르투갈 포르티모넨스에 입단한 박지수.(포르티모넨스 SNS 캡처)

더 큰 무대에 대한 의지를 품은 박지수는 중국, 중동 등에서 제의된 거액의 연봉 유혹을 뿌리치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지수는 지난 2019년 광저우로 향할 때 거액의 연봉 계약을 맺었는데, 이번에도 중국과 중동의 일부 팀들이 비슷한 제안을 내밀었다.

하지만 박지수는 신중했다. 튀르키예, 독일의 일부 팀들이 박지수에게 관심을 보인 만큼 시간을 갖고 유럽 팀의 영입 제의를 기다렸다. 그리고 유럽의 중상위 리그인 포르투갈에 진출하는 결과물을 냈다.

박지수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유럽행은 극적인 결과물이다.

박지수는 지난 2013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는 단 1경기도 뛰지 못하고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다 하부리그인 K3리그의 의정부FC에 입단하며 어렵게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좌절하지 않고 의정부FC에서 최선을 다한 박지수는 이를 발판 삼아 K리그2 경남FC로 이적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또 굵은 땀방울을 흘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고 태극마크도 달았다. 이어 약 20억원의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중국의 광저우로 이적하는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린 박지수는 포르투갈 진출을 통해 또 하나의 귀감이 될 스토리를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아시아의 축구 선수가 본토 유럽에 진출하는 것은 너무도 박수 받을 일이지만 박지수의 성과는 더더욱 값지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