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국적 취급' 벨라루스 선수들, 호주오픈서 결승 맞대결 펼칠까

배정훈 기자 2023. 1. 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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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발렌카와 아자란카가 오늘(26일) 오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잇따라 열리는 준결승에서 나란히 승리하면 벨라루스 테니스의 '새 역사'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사발렌카가 아자란카와의 결승 대결을 원하는 더 큰 이유는 지난해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이뤄진 여러 조처에 벨라루스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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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발렌카 

호주오픈 여자 단식 4강 대진은 벨라루스의 사발렌카와 폴란드의 리네트, 벨라루스의 아자란카와 카자흐스탄의 리바키나 간의 대결로 압축됐습니다.

사발렌카와 아자란카가 오늘(26일) 오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잇따라 열리는 준결승에서 나란히 승리하면 벨라루스 테니스의 '새 역사'가 만들어집니다.

100년 넘는 4대 메이저 대회 역사에서 남자와 여자를 통틀어 벨라루스 선수들끼리 단식 결승에서 맞붙은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 아자란카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올라 본 벨라루스 선수도 아자란카 한 명뿐입니다.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아자란카는 총 다섯 차례 오른 결승 무대에서 모두 다른 나라 선수하고만 대결했습니다.

올해로 25세인 사발렌카는 자신보다 9살 많은 노장 아자란카를 보며 테니스 선수의 꿈을 키운 세대여서 맞대결은 둘에게 더 특별하게 느껴질 법한 매치업입니다.

하지만 사발렌카가 아자란카와의 결승 대결을 원하는 더 큰 이유는 지난해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이뤄진 여러 조처에 벨라루스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러시아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선수들은 전쟁 뒤 국기 등 출신국을 나타내는 상징물 없이 대회에 나서고 있습니다.
 
메이저 대회 중 가장 권위가 높다고 여겨지는 윔블던 주최 측은 지난해 대회에서 아예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해 버려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WTA와 ATP는 윔블던 주최 측에 벌금을 부과하고 선수들이 윔블던에서 거둔 성적에 랭킹포인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지만,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에게는 그다지 큰 위로가 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호주오픈의 경기장 분위기도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경기장 보안 직원들은 관중석에서 양국 팬들이 든 국기를 압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어떤 선수도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 (정치가 스포츠에 개입되는 것은) 정말 실망스럽다"고 비판한 바 있는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 준결승전을 앞두고 "나와 마찬가지로 아자란카도 결승에 오르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면서 보란 듯이 '새 역사'를 만들어보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어 "(정치적 결정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여전히 힘들다"라면서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답답해했습니다.

사발렌카는 "하지만 이런 경험이 날 더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배정훈 기자baej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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