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본이 장악한 EPL… 20개 구단중 영국 자본은 4분의 1 불과[허종호 기자의 풋볼+]

허종호 2023. 1. 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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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전 세계 축구 5대 빅리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UEFA 클럽 계수 랭킹에서 EPL은 톱5 가운데 1위 맨체스터시티, 3위 리버풀, 4위 첼시 등 3개 구단을 올려놓았다.

글로벌 회계업체 딜로이트가 발행한 '딜로이트 풋볼 머니 리그 2023'에 따르면 EPL 구단은 최고 수익 창출 클럽 랭킹 톱5에 3곳, 톱10에 6곳이 자리한다.

그런데 EPL을 구성하는 20개 구단 중 영국 자본으로 운영되는 곳은 4분의 1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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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종호 기자의 풋볼+
‘빅6’중 맨시티는 UAE 자본 써
아스널·맨유·첼시·리버풀은 美
토트넘 구단주만 유일하게 영국
뉴캐슬은 ‘스포츠워싱’ 논란도
구단은 성적 높여야 가치 상승
좋은 선수들 잡으려 경쟁 치열
1월 이적시장에 6723억원 지출
영국 맨체스터에 자리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6년 미국 글레이저 가문에 인수됐다. AFP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전 세계 축구 5대 빅리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실력은 물론 경제적·산업적 측면에서 비교할 대상이 없다. 영역을 프로스포츠 전체로 넓혀도 북미프로풋볼(NFL),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다음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 무대는 영국의 잉글랜드에 국한돼 있지만 각 구단을 움직이는 손은 미국이나 중동 등 막대한 해외 자본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유럽축구연맹(UEFA) 협회 클럽 계수 랭킹에서 103.141점으로 2위 스페인(88.855점)을 14.286점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협회 클럽 계수란 해당 협회 소속 구단들의 UEFA 주관 대회 성적을 기반으로 책정하기에 일종의 프로리그 랭킹으로 볼 수 있다. UEFA 클럽 계수 랭킹에서 EPL은 톱5 가운데 1위 맨체스터시티, 3위 리버풀, 4위 첼시 등 3개 구단을 올려놓았다.

EPL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욱 돋보인다. 글로벌 회계업체 딜로이트가 발행한 ‘딜로이트 풋볼 머니 리그 2023’에 따르면 EPL 구단은 최고 수익 창출 클럽 랭킹 톱5에 3곳, 톱10에 6곳이 자리한다. 맨체스터시티가 7억3100만 유로(약 9828억 원)로 1위, 리버풀이 7억170만 유로로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6억8860만 유로로 4위, 첼시가 5억6830만 유로로 8위, 토트넘 홋스퍼가 5억2300만 유로로 9위, 아스널이 4억3350만 유로로 10위다.

그런데 EPL을 구성하는 20개 구단 중 영국 자본으로 운영되는 곳은 4분의 1도 안 된다. 특히 빅6로 분류되는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리버풀, 토트넘 중 구단주가 영국인인 곳은 토트넘뿐이다. 토트넘의 구단주는 영국 거부 조 루이스이며, 아스널은 미국 기업인 스탠 크롱키, 맨체스터시티는 아랍에미리트(UAE) 부총리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미국 글레이저 가문, 첼시는 미국 기업인 토드 볼리, 리버풀은 미국 기업인 존 헨리다.

올 시즌 기존 빅6를 위협하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역시 해외 자본을 등에 업었다. 뉴캐슬은 2021년 10월 영국 기업인 마이클 애슐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매각, 이후 엄청난 투자를 받아 전력을 끌어올렸다. 뉴캐슬은 지난 시즌 11위에 자리하는 등 만년 중위권에 머물렀으나 올 시즌 3위에 등록, 2002∼2003시즌(3위) 이후 20년 만에 EPL 톱4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EPL 구단이 해외 자본의 타깃이 되는 건 그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6년 14억 달러에 글레이저 가문으로 넘어갔는데,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가총액은 38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영국 기업인 애슐리는 뉴캐슬을 2007년 1억3500만 파운드에 인수, 2021년 3억500만 파운드에 매각했다. 시세 차익만 1억7000만 파운드다. 또한 대단한 인기만큼이나 구단주의 이미지 전환에도 유용하다. 뉴캐슬이 사우디의 ‘스포츠워싱’에 이용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외 자본의 넉넉한 지원 속에 EPL 구단들은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많이 쓰면 쓸수록 성적이 오른다고 믿고 있다. 올 시즌 주인이 바뀐 첼시는 10위로 부진하자 1월 이적시장에서만 약 2억 파운드를 지출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EPL 구단들이 올겨울 이적시장에서 쏟아부은 돈은 4억4000만 파운드(6723억원)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2월 1일 이적시장이 종료되면 EPL은 또 한 번 ‘쩐의 전쟁’에 들어간다.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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