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미옥씨’···누구에게나 우아함은 장착돼 있다
■박소영 세컨드투모로우 대표
2019년 50+ 여성들을 위한 프로젝트 시작
시작 첫해 크라우드 펀딩 5분만에 마감돼···225% 펀딩률 기록
지난해 12월 네 번째 ‘우아한 미옥씨’ 프로젝트 진행
“바뀌어 가는 내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 <우아한 미옥씨> 참여자 B씨의 후기
‘중년에 접어들며 일상의 새로움을 추구해 본 적이 있는가?’
이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하는 50+는 과연 얼마나 될까. 아래로는 자녀를 양육하고, 위로는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50+’가 남은 인생에서 개인의 변화와 새로움을 찾기엔 물질적으로나 심적으로나 그리 녹록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매년 수십만 명의 50+ 은퇴자들이 발생한다. 하지만 주 직장 혹은 자녀 양육이라는 삶에서 은퇴한 50+ 중 새로운 인생 2막을 살아가려는 긍정적 동기나 여유가 부족한 분이 많다.
나는 2019년부터 50+의 경험자산을 활용하여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에 연결하는 세컨드투모로우를 창업하며 많은 50+를 만날 수 있었는데, 활발하고 열정적으로 재취업이나 사회활동에 도전하는 중장년도 많지만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하고 두려워하는 분도 많았다. 특히 다수의 50+ 여성들은 갱년기 등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현상으로 인해 기존에 없던 내적?외적 변화를 겪으며 혼란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우리 팀은 50+ 여성들이 스스로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 인생 2막을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바로 <우아한 미옥씨>.
50, 60대 여성들의 경험과 능력이 사회적 자산으로 쓰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우리 팀과 한복 브랜드 ‘나빔’ 등 마음이 맞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힘을 합쳐 이분들이 자신감을 갖고 삶에 도전할 계기를 만들었다. 긴 회의 끝에 현재의 5060 한국 여성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미옥’을 낙점했고, 이분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키워드는 ‘우아함’이라고 콘셉트를 잡았다. <우아한 미옥씨>는 2019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첫선을 보인 후 5분 만에 마감되고 225%의 펀딩률을 달성하는 등 ‘평범한 중년여성들의 화려한 변신’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프로젝트 신청 시기마다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이렇게 시작된 우아한 미옥씨 프로젝트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회씩 진행해 어느덧 4회차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네 번째 <우아한 미옥씨>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두 명의 미옥씨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했고, 이를 사진과 글로 기록했다. 13년 이상 암 투병을 해온 A씨(59)와 ‘낀세대’ 워킹맘의 역할을 해온 B씨(60)가 13, 14번째 <우아한 미옥씨>로서 메이크오버에 도전했다.
지난 2009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A씨는 젊은 시절부터 결혼한 이후까지 사회의 구성원으로 열심히 일하며 가족이 지낼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었지만, 40대 중반 갑작스레 찾아온 암에 일을 쉬어야 했다. 긴 시간 암 투병을 하며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지쳐있던 A씨는 이번 메이크오버를 통해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크게 만족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A씨의 딸 J씨 역시 프로젝트로 인해 변화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내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B씨는 가족의 생활을 위해 꿈보다는 ‘생계’에 집중해온 워킹맘이다. 20년 넘는 시간 동안 일과 살림 어느 하나 소홀히 한 적 없다. 자신을 숨기고 가족을 위해 희생해왔던 그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중년에 접어들어 처음으로 온전히 본인에게 집중했다. 평소와 달라진 화사한 어머니의 모습에 딸 M씨 역시 촬영 내내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우아한 미옥씨>는 우아함을 돋보이게 하는 외면 메이크오버뿐만이 아니라, 내 젊은 시절의 꿈, 현실의 무게감 등을 맘껏 풀어내는 인터뷰를 통해 내면 메이크오버까지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우리의 인터뷰를 통해 ‘속이 시원해진것 같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는 후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이 시간을 통해 수많은 ‘미옥씨’들이 힐링하고, 또 그 자녀분들이 잘 몰랐던 엄마의 깊은 속마음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됐길 바란다.
이 세상의 모든 미옥씨는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우아한 미옥씨> 프로젝트를 통해 물어봐 준 사람이 없어 말하지 못했고, 그들 자신조차 잊고 있었던 이야기를 끊임없이 세상에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를 통해 50+ 여성의 내·외면 변화를 통한 자존감 고취와 함께 향후 삶의 능동적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점을 마련하고, 당사자 주변의 사회구성원에게 ‘중년여성’, ‘은퇴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
박소영 세컨드투모로우 대표 doer0125@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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