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무인기 상황 공유 미흡했다… '두루미'도 제때 발령 안 돼"

박응진 기자 2023. 1. 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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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전비태세검열 결과 공개… 지휘부 문책 여부는 안 밝혀
지난 5일 경기 양주 가납리 비행장 일대에서 합동참모본부 주관으로 북한 무인기 침투 상황 대응 방공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2023.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군 당국은 지난달 26일 북한 소형 무인기 도발 대응 당시 각 부대 간에 상황 공유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등 협조가 미흡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군 당국은 또 북한 무인기 작전수행체계인 '두루미'를 적시에 발령하기 위한 평가가 미흡했으며, 북한 소형 무인기 대비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실시한 북한 무인기 대응 관련 전비태세검열 결과, 작전수행체계와 작전 간 조치, 전력 운용 등에서 일부 미흡한 사항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미사일과 비교했을 때 소형 무인기에 대한 군의 대비는 후순위로 밀려있었던 등 그 위협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특히 "북한 소형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을 때 우리 군의 각 기능실 및 인접부대 간 적극적인 상황 공유와 협조가 미흡했던 점이 이번 검열을 통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합참은 "북한 소형 무인기가 군 레이더에 점 형태로 포착되더라도 육안 관측 또는 열영상장비(TOD)로 확인한 후 무인기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기술적 한계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합참에 따르면 군 레이더엔 민간항공기와 새떼, 드론 등을 포함해 하루 평균 수천개의 항적이 식별되지만, 초기 상황판단은 대부분 장비 운영자에 의존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합참은 이번 북한 무인기 대응과정에서 "(대공 감시태세를 강화하는) '두루미' 발령 조건에 대한 적시적 평가가 미흡했다"면서도 "현 두루미 체계로는 북한 소형 무인기 위협에 따른 효과적 대응이 제한된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당시 육군 제1군단의 국지방공레이더 운용요원은 오전 10시25분쯤 '특이 항적'이 포착된 사실을 상급부대에 최초 보고했다. 그러나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가 '두루미'를 발령한 시점은 낮 12시쯤이었다.

지난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뉴스1 DB) 2022.12.26/뉴스1

이처럼 '두루미' 발령이 지연된 건 △전 대공초소 감시강화·KA-1 경공격기 등 비상대기전력 긴급 출격 등 조치를 우선 시행한 뒤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의 관제 레이더에 미상 항적이 포착됐을 때 '두루미'를 발령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란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합참은 또 우리 군이 사건 발생 당시 북한 무인기 격추·포획 등에 실패한 데 대해선 "사거리, 민간과 우군에 대한 피해 우려 등으로 공중·지상전력에 의한 타격이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합참은 "작전 간 적 소형 무인기 활동양상을 고려해 신속한 정보공유, 적시적 경보발령, 효과성 발휘를 보장할 수 있는 전력운용 등 숙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북한 무인기 도발 전까지 우리 군은 합참이 통제하는 '실질적'인 통합방공훈련은 실시되지 않았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그동안 각 군별로 실시한 훈련 땐 가상 적기로 소형 공격헬기인 500MD를 활용, 실제 소형 무인기와는 차이가 컸다.

합참은 또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군단의 훈련 때도 공군과 육군항공사령부 간 전력 협조가 제한적이어서 실질적인 합동훈련 기회도 부족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은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입한 사실을 포착하고 그 대응에 나섰지만 단 1대도 격추 또는 포획하지 못했다.

특히 당시 북한 무인기 중 1대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주변 상공에 설정돼 있는 비행금지구역(P-73) 북단을 일시 침범한 뒤 북한으로 복귀했고, 다른 4대는 인천 강화 일대 상공까지 내려왔다가 우리 군의 탐지범위를 벗어났다.

이에 대해 합참은 "이번 북한 소형 무인기 도발 대응작전은 우리 군의 현 작전시스템과 무기체계로 국민과 우군의 안전을 함께 고려하면서 수행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에 대한 보완의 주안은 작전시스템과 무기체계 개선, 합동훈련 강화를 통한 작전효과 증대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합참은 이번 검열 결과를 공개하면서 군 지휘부 등 관계자 문책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문책 관련 내용은 합참에서 국방부에 보고했다"며 "좀 더 신중한 판단 하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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