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벗고 경기 출전한 이란 체스 선수,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면담

김성식 기자 2023. 1. 2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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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벗고 국체 체스대회에 출전한 이란계 여성 체스 선수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났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산체스 총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체스 선수 사라 카뎀(여·25)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총리실이 제공한 영상에서 카뎀은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검은색 정장을 입고 소파에 앉아 산체스 총리와 담소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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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카뎀, 지난달 국제대회 이후 스페인 망명
산체스 "여성 선수 지지…나은 세상 만들었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오른쪽)가 이란계 여성 체스 선수 사라 카뎀(왼쪽)과 체스 경기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 트위터 갈무리) 2023.1.25.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히잡을 벗고 국체 체스대회에 출전한 이란계 여성 체스 선수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났다. 스페인으로 망명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산체스 총리는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산체스 총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체스 선수 사라 카뎀(여·25)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접견을 마친 산체스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여성 선수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 모르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카뎀을 향해 "당신의 사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며 "모든 여성 선수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적었다.

이날 총리실이 제공한 영상에서 카뎀은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검은색 정장을 입고 소파에 앉아 산체스 총리와 담소를 나눴다. 이후 산체스 총리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체스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표정이었다.

앞서 카뎀은 지난달 2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국제체스연맹(FIDE) 주최 '세계 래피드&블리즈 체스 챔피언십' 경기에 이틀 연속 히잡을 벗고 출전했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이란 현지에도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9월 22세의 쿠르드계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테헤란 도덕 경찰에 체포된 이후 구속 도중 의문사하자 여성 인권 향상과 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에서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이란 국적의 카뎀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자 자국 내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사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카뎀은 이달 초 이란 귀국을 포기하고 자신의 남편·아이와 함께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클라이밍 대회에 참가한 이란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여 ·33)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경기에 출전했다가 당국의 탄압에 직면했다. 레카비는 "히잡이 실수로 벗겨졌다"고 해명했지만 지난달 자신이 살던 주택이 강제로 철거됐다.

카뎀은 최근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이란 국가대표 선수란 이유로 카메라를 의식해 히잡을 착용하곤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히잡 때문에 나는 내가 아니었으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더 이상 입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체스 국제대회에서 이란의 사라 카뎀(25) 선수가 히잡을 쓰지 않고 출전했다. 이란 내 랭킹 10위를 기록했다. 2022.12.2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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