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반세기만에 부활한 국산 스톱모션 애니…“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앵커]
한 컷 한 컷 피사체를 조금씩 움직인 화면을 이어붙이는 촬영을 '스톱 모션' 기법이라고 하죠.
품이 많이 들어 국내 영화계에선 명맥이 끊겼는데, 40여년 만에 개봉한 국산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어떤 작품인지 강푸른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장면마다 조금씩 인형을 움직여, 마치 살아있는 듯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해외에선 널리 사랑받는 기법이지만, 우리 영화에선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1967년 국내 최초로 '흥부와 놀부'가 만들어졌고, 1977년 '콩쥐 팥쥐'가 개봉했지만 그 뒤엔 명맥이 끊겼습니다.
만들기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인데, 근 반 세기만에 도전장을 내민 작품이 있습니다.
'엄마의 땅:그리샤와 숲의 주인'입니다.
툰드라 설원에 사는 예이츠족 소녀가 아픈 엄마를 구하기 위해 전설 속 붉은 곰을 찾아가는, 자연과의 공생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신비한 오로라와 타오르는 모닥불.
모두 그래픽 같지만, 사실은 하나하나 수작업의 산물입니다.
[박재범/영화 '엄마의 땅:그리샤와 숲의 주인' 감독 : "불, 아니면 바람 이런 부분들도 다 저희가 스튜디오에서 직접 스티로폼 부셔가면서 눈도 만들고 오로라도 다 천을 이용해서 만들고..."]
한 장면을 완성하는 데 평균 8시간.
꼬박 3년 3개월을 공들이며, '개봉 자체가 기적'이라고 할 만큼 곡절을 겪었지만, 최첨단 기술에선 느낄 수 없는 매력이 국내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부활을 이끌었습니다.
[박재범/영화 '엄마의 땅:그리샤와 숲의 주인' 감독 : "아날로그한 매력이랄까요. 사람을 이렇게 끌어당길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아날로그 한 존재여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정성과 집념으로, 젊은 영화인들이 빚어낸 우리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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