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돌아온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김용희 기자 2023. 1. 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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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뉴스]4~10월 국가정원·순천만 등 곳곳 추가 정원 조성
잔디로 덮은 그린아일랜드, 유람선 띄우고 수상정원 조성
❶ 2023년 3월31일 개막하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서 선보이는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 조감도. 순천시 제공

2023년 1~3월 전남 순천에 있는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가 휴장한다. 4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7개월간 펼쳐질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재단장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원박람회는 1회 행사(2013년 4월20일~10월20일) 때 440만3890명(외국인 17만 명)이 찾아, 정원 문화를 국내에 소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는 2회 행사의 목표 관람객을 800만 명으로 설정해 성공 개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정원박람회를 미리 살펴본다.

순천시 전체가 정원으로 바뀐다

이번 박람회는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외에 도심(동천, 저류지 등)을 행사 장소로 추가해 기존 111㏊보다 73% 늘어난 193㏊ 규모로 치러진다. 국가정원·순천만습지는 유료, 동천·오천그린광장 등은 무료다. 2019년 재해예방시설로 도심 한가운데 조성한 저류지(25만㎡)는 사계절 잔디를 심어 ‘오천그린광장’으로 변신한다. 분수와 경관조명을 더해 야경도 선사한다. 남문으로 박람회장에 들어가는 주요 동선인 저류지 인근 강변 아스팔트 도로는 흙으로 채우고 잔디를 깔아 ‘그린아일랜드’(1.03㎞)로 탈바꿈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 시도다. 그린아일랜드는 국가정원과 저류지, 동천을 하나로 연결해 차량보다는 자연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동천에는 작은 배인 ‘정원드림호’ 5대(12인승 4대, 20인승 1대)를 띄워 방문객을 실어 나른다. 편도 2.5㎞의 동천 뱃길을 따라 순천역 인근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국가정원 호수정원까지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동천은 다양한 꽃을 심는 등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분리해 정비하고 휴게공간인 동천테라스도 조성한다.

국가정원은 10년 동안 채워지기만 했던 나무와 구조물을 걷어내고 여백의 미를 살린다. 잔디광장을 확장해 어린이가 뛰놀 수 있는 2㏊ 규모의 키즈가든과 노을을 감상하는 노을정원,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는 개울길정원을 꾸민다.

첨단기술을 접목한 식물원과 시크릿가든도 선보인다. 시크릿가든(2100㎡)은 태양광 채광 기술을 활용한 지하정원, 에너지정원, 빙하정원, 햇빛정원, 식물극장으로 구성된다. 식물원(4762㎡)은 순천의 삼산이수(해룡산·봉화산·인제산·동천·이사천)를 표현하며 원시정원, 열대과수원, 복합문화공간 등으로 꾸며진다.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출입구 턱을 없애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유모차를 끄는 사람도 접근하기 쉽다. 반려견 동반 관람객을 위해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에 반려견 놀이터도 운영한다.

❷ 전남 순천시 오천동에 있는 순천만국가정원 전경. 순천시 제공

보는 축제에서 즐기는 축제로

가든스테이는 정원과 문화, 음식이 한데 어우러진 숙박 프로그램이다. 요리 전문가가 제공하는 만찬과 함께 음악공연(가든클래식), 영화감상(가든시네마) 등을 즐길 수 있다.

박람회장 전체에 맨발로 흙을 느끼는 어싱(earthing)길이 깔린다. 순천만습지, 오천그린광장, 국가정원에 8개 코스(12㎞)가 조성된다. 어싱은 신체 면역력 향상, 혈액순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운동법이다. 이 중 4.5㎞의 순천만습지 어싱길은 세계자연유산이자 람사르 습지를 맨발로 걸어볼 기회를 준다.

박람회장 주변 373㏊의 농경지는 논아트, 경관농업, 화초류 식재 등 구역별 테마가 있는 경관정원으로 거듭난다. 박람회장 주변 풍덕지구(26㏊), 여수·광양 진입 관문 연향·해룡뜰(56㏊), 순천만~박람회장인 홍내·학동·대대뜰(270㏊), 도심 안 공휴지(3㏊)에 4~10월 유채꽃 등을 심어 방문객을 반긴다. 경관 정원은 박람회가 끝난 뒤 유채유, 향 등 후속 산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동천에는 ‘물 위의 정원’을 조성해 물 위를 걸을 수 있다. 이곳에서 3월31일 개막식 주 무대가 펼쳐진다. 개막식에선 국내외 정원 작품 경연으로 최종 선정된 50점(국내 43점, 국외 7점)도 전시해 전세계 정원 수준을 감상할 수 있다.

시기별로 봄의 왈츠 장미축제(5~6월, 세계정원), 정원 야간 물빛축제(6월, 분수대), 썸머페스티벌(7월, 잔디마당), 클럽뮤직과 함께하는 치맥파티(8월, 잔디마당), 세계정원 전통음악회(9~10월, 세계정원 한방체험센터), 세계 의상·음식 페스티벌(10월, 세계정원) 등 풍성하게 열린다.

2022년 말 기준 조직위에 약 54억원(입장권 37억원, 기부·후원금 17억원)의 입장권 구매와 기부금이 접수됐다. 조직위는 지난 행사 땐 박람회 전 기간 입장권 구매 할인 대상을 순천시민, 순천향우인증, 전남사랑도민증 소지자로 한정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할인 혜택 범위를 넓혀 전남 21개 시·군민까지 확대했다. 자원봉사자 2300여 명, 정원해설사 55명도 방문객 맞이를 서두르고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안전관리 대책에도 집중하고 있다. 조직위는 관리구역별 책임제, 종합상황실 운영 등 종합계획으로 24시간 안전관리 체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박람회 기간 원활한 교통을 위해 체계적인 대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❸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풍덕지구(26㏊)에 조성 중인 경관정원. 순천시 제공

기부·후원금도 17억원에 이르러

노관규 순천시장(조직위 이사장)은 “국가정원이 10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선되고 박람회장의 범위가 도심까지 확장된 만큼 향후 공간 활용이 중요하다”며 “지역 자원과 시대 흐름을 종합해 ‘남해안 벨트의 허브도시’ 같은 지역의 미래 모습이 담긴 혁신적 방안이 많이 모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가정원 관람 시간은 4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매일 아침 8시30분부터 저녁 7시(3~4월, 10월 기준)까지다. 순천만은 아침 8시부터 일몰 때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19~64살) 1만5천원으로, 1~3월에 사전 예매하면 10% 할인된다.

순천=김용희 <한겨레>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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