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이보영은 이 시대 진정한 ‘워너비 상사’
‘돈시오패시오’인 줄 알아더니…
사람 챙기고 실력 알아보는 리더십 '눈길'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JTBC '대행사’ 이보영이 이 시대 ‘워너비 상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보영이 연기하는 고아인은 광고업계 1위의 뛰어난 실력은 물론, 그 실력을 기반으로 하는 당당한 자신감과 우아한 카리스마, 실력 있는 인재라면 파격 등용도 서슴지 않는 강력한 리더십까지 모두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것. 이에 적장의 스파이마저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내는 그녀의 리더십이 빛났던 순간을 꼽아봤다.
조은정(전혜진)은 광고 업계 ‘원탑’ 고아인(이보영)의 콜을 받고 VC기획 제작2팀에 들어온 10년 차 카피라이터다. “입만 열면 헛소리도 신박하게 하고, 쉬고 싶어도 드립이 튀어나오는” 천생 광고꾼으로 언젠가 CD(Creative Director)가 되어 광고판에 ‘조은정’ 이름 석 자 알리겠다는 당찬 목표와 꿈이 있었다.
그러나 광고업계의 특성 상 주말과 밤낮없이 일하는 탓에 불만이 폭발한 아들 아지(김라온)에게 결국 백기를 들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퇴사를 결심, 고아인을 찾아가 사표를 내민 것.
하지만 고아인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CD 달아주려고 했더니 사표를 들고 왔네”라며 그녀에게 더 큰 것을 내줬다. 이제 10년 차인 카피라이터의 CD 승진은 파격 인사. 하지만 고아인은 그녀의 가능성을 봤다. 대중의 ‘니즈(Needs)’를 파악할 줄 알았고, 엉뚱해 보이지만 그 ‘니즈’를 정확하게 관통하는 카피를 쓸 줄 아는 실력을 눈 여겨 보고 있었던 것.
그토록 고대하던 CD를 달게 된 조은정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손으로 사표를 찢어버렸다. 팀원의 욕구를 파악하고, 실적을 반영한 인사 평가로 새롭게 동기 부여를 한 고아인의 탁월한 리더십이 빛난 순간이었다.
제작1팀 카피라이터 배원희(정운선)는 “콘셉트 잘 잡고, 기획서는 업계에서 제일 잘 쓰는” 인재. 하지만 외모를 꾸미지 않는 탓에 겉모습만 보고 업무 능력 평가하는 광고주들과의 미팅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었고, 그 때문에 CD로 승진할 수 없었다. 팀장 권CD(김대곤)로부터 외모 지적을 받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고아인은 달랐다. 그녀의 실력에 집중했다. “대행사가 무슨 모델 에이전시도 아니고. 넌 네가 잘하는 일만 해. 나머진 내가 할 테니까”라며 그녀를 CD로 승진시켰다. 형식이 본질보다 중요할 때가 많고, 광고주가 대행사 직원에게 원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지만, 세상의 편견과 싸우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후배를 위해 기꺼이 길을 만들어줬다. 업계를 선도하고 길을 내는 ‘코끼리’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장면이었다.
기획본부장 최창수(조성하)는 고아인을 감시하기 위해 비서 정수정(백수희)을 포섭했다. 그녀를 계약직에서 정직원으로 올려주겠다는 조건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조건에 그녀는 고아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최상무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눈치 빠른 고아인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당장 해고당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에서 고아인은 오히려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
“네가 나한테 쓸모 있는 사람이란 걸 증명해봐. 최상무가 시킨 이런 지저분한 방법 말고, 네 능력으로”라며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준 것. 힘 없는 계약직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최창수의 지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십분 헤아려준 처사였다.
돈과 성공에 집착하는 ‘돈시오패스’라는 오명과 달리 사람을 챙기고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고아인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또한, 이에 감응한 정수정이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게 될 지, 그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wp@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걸으면 돈 버는 용돈벌이” 만보 채우려 ‘휴대폰 그네’ 태운다
- 입 연 김연경 "김기현 응원한 건 사실… 사진·문구 모두 허락했다"
- “의사 대신 간호사가 진료한다고?” 공개 채용한 삼성서울병원 논란 [단독]
- [영상] 후진기어 놓고 내렸다 자기 차에 깔린 男 [여車저車]
- 17년짜리 10년 보관했다고 ‘27년’?…아닙니다 [싱글몰트 위스키 열풍]
- "손 잡았지만 추행 아냐"… '깐부' 오영수, 혐의 부인
- “박사인데 월급 7만원 올랐다, 회사원보다 못해” 뿔난 과학자 400명 떠났다
- “2천만원 화끈한 보너스 주더니, 5시간만에 나가” 회사 돌변 무슨 일이
- “한달 4만원 음식쓰레기 처리” 이걸로 1200억원 모았다 [지구, 뭐래?]
- '서주원 이혼' 아옳이 진주종 수술…"인공 고막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