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벨라루스 파리올림픽 출전길 열렸다…IOC '중립 신분 허용'

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2024 파리올림픽 출전 길이 열렸다.

26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 등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집행위원회 회의를 연 뒤 성명을 발표 ‘러시아와 벨라루스 여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수의 올림픽 참여 자체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헌장에 따라 전 세계 모든 선수가 차별 없이 대우를 받아야 하는 점을 강조하면서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는) 국가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중립 선수로 경쟁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IOC는 선수의 대회 참가 제한을 두고 ‘모든 선수가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원칙과 충돌하는 것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간 IOC는 종목별 국제경기연맹에 러시아와 러시아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두 나라의 국제 대회 개최와 출전을 배제할 것을 권장했다. 집행위에서는 두 나라에 대한 제재 방침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선수, 올림픽위원회와 연대를 이어가는 것에 목소리를 냈다. 다만 러시아와 벨라루스 여권 소지 선수의 스포츠 대회 참가 가능성을 엄격한 조건으로 모색하는 게 올림픽 헌장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중립 선수 신분으로 올림픽을 비롯해 국제 대회 출전 길을 연 것이다.

출처 | IOC 홈페이지 캡처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회담에서 러시아 선수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선 안 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전쟁이 1년 가까이 지속하면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가 개인 또는 중립 선수 신분으로 출전하는 것 역시 막아야 한다고 호소한 것이다.

그럼에도 IOC가 출전 길을 열어주면서 우크라이나 선수 및 출신 선수가 공동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이들은 ‘이번 결정은 IOC가 러시아의 잔인한 전쟁과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IOC가 지향하는 평화 정신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BBC’는 ‘일부 국제연맹은 IOC 권고에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가 중립 선수로 출전하도록 허용했으나 대다수 단체는 준수해왔다’며 IOC 집행위의 결정이 지속해서 논란 속에 있으리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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