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인터뷰]정조국X최효진X하대성, 선수에서 지도자로 다시 만난 '제주 코치즈'

김가을 2023. 1. 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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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주 유나이티드의 최효진-정조국-하대성 코치. 치앙마이(태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치앙마이(태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때 어시스트가 누구였죠?", "왜 그것만 기억을 못하는거지?", "이제 그만…."

'찐친' 셋이 모이니 '토크'에 빈틈이 없었다. 선수로 만나 지도자의 길을 함께 걷게 된 정조국(39) 최효진(40) 하대성(38) 제주 유나이티드 '스타 코치즈'의 얘기다.

세 사람의 인연은 10여년을 훌쩍 거슬러 올라간다. 셋은 현역 시절 FC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세 사람은 FC서울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2010년과 2012년 연달아 K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하이라이트는 2012년이었다. 정 코치는 결승골, 하 코치는 캡틴, 최 코치는 짠물수비로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현역 시절 정상에서 기쁨을 나눴던 셋은 은퇴 후 제주에서 지도자로 '제2 축구인생'을 함께하고 있다.

제주에서의 시작은 정 코치였다. 그는 2020년 제주의 K리그1 승격에 힘을 보탠 뒤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와 동시에 제주의 공격 코치로 합류했다. 최 코치와 하 코치는 2023시즌을 앞두고 제주에 둥지를 틀었다. 다시 모인 세 사람은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남기일 감독이 "코치들과 미팅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감독이지만 같이 배우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정 코치는 "수석코치가 됐다. 기본적으로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 감독님이 많이 믿어주신다. 신뢰해주심이 느껴진다. 조금 더 잘하려고 한다. 지금도 배우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다. 두 명의 새 코치님과 함께하면서 배우는 점이 있다. 최 코치님은 그동안 '동네 형'처럼 지냈는데, 함께 일을 하니 매우 섬세하다. 보면서 자극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 코치님은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한다. 나도 함께 생각하게 된다.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최 코치는 눈앞에서 쏟아진 칭찬에 어색한 모습이었다. 그는 "디테일한 편은 아닌데 지도자를 해보니 선수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면할수록 너무 어렵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왔다. 사실 우리의 관계가 제주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이었다. 물론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 존칭이 가장 어렵다. '선생님', '쌤'이라는 단어가 입에 잘 붙지 않는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 코치는 "솔직히 선수 때만큼 편하지는 않다(웃음). 사실 편하게 대하려는 생각이 잘못됐다. 선수 때 좋은 커리어를 만든 선배들과 코치로 다시 만나서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고 영광이다. 오래오래 좋은 성과 내면서 발전해나가는 세 명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시 만난 세 사람은 현역 때보다 더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정 코치는 "감독님께서 코치들에게 역할을 명확하게 주신다.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다. 예를 들어 나와 하 코치는 공격 전술만 짜는 게 아니라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도 있다. 할 일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하 코치도 "과거 해설위원을 할 때 남 감독님과 처음으로 대화를 했다. 카리스마가 진짜 제일 강렬했다. 라커룸 포스가 매우 강했다. 팀에 와서 뵀는데 너무 달랐다. 부드러우시고 말씀도 유창하고 선한 느낌이 있었다. 말에 재치도 있다. 분명 카리스마 있지만 코칭스태프 잘 어울리려고 하시는 느낌이다. 감독님의 큰 틀에 맞춰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셋의 관계는 약간 미묘할 수 있다. 프로 데뷔는 정 코치가 가장 빠르다. 하지만 나이는 최 코치가 가장 많다. 어색할 수 있는 사이지만, 셋은 따로 또 같이 함께 걸어나가고 있다. 서로 의지하며 성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정 코치는 "내가 좋아하는 선배와 후배다. 같이 일하는 게 너무 좋다. 힘들 때 도움이 많이 된다. 기쁠 때 기쁨을 나눌 수 있다. 불편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같이 일을 하게 돼 기분이 좋았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수 때 만나서 이렇게 지도자 같이 할 줄 알았냐'고 했다. 같이 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각자 꿈도 있지만. 같은 위치에서 함께 하는 게 힘이다. 개인적으로 의지가 된다. 웃으면서 시즌을 마감했으면 좋겠다. 더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감독님의 방향성과 목표, 선수들의 성장을 잘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코치도 "우리가 와서 조금이라도 분위기 좋아졌다는 말 들으니까 기분이 좋다. 같이 배우면서 팀의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코치도 "우승을 했던 과거의 기운이 팀과 후배들에게 좋은 기운으로 이어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도 진지했던 셋은 내일을 위해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 최 코치는 "내일 오전에 미팅이 있다. 연습 경기를 한 번 더 보고 자야할 것 같다"고 했다. 공격 파트를 책임지는 정 코치와 하 코치도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있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치앙마이(태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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