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Nole, Nole!" '천하무적' 조코비치, 2승 남았다!

서봉국 2023. 1. 2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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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팬 : "조코비치는 이미 9번 우승했습니다. 누가 조코비치보다 더 강력한 우승후보죠?" 호주 기자 : "지난 해 코로나 추방 앙금 등이 남아 있지만 여전히 우승후보 0순위입니다." 호주오픈 개막 직전, 멜버른 현지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조코비치의 10번째 우승을 예견했습니다. 세르비아 팬이야 그렇다치고 테니스를 20년 이상 취재한 테니스 강국의 베테랑 기자도, 추방 과정의 잡음을 언급하면서도 실력만큼은 인정했습니다.

세르비아팬에게는 이미 'G.O.A.T'
인터뷰한 세르비아 팬에게 왜 조코비치를 'Nole(놀레)'로 부르냐고 물었더니 그냥 'Novak'의 애칭이라면서, 잘 알려진 '조커'라고도 부른다고 귀뜸해줬습니다. 카드게임의 만능 치트키이자 광대라는 뜻의 '조커'. 못 하는 게 없는 테니스 기술, 그리고 가끔씩 선보이는 예능감까지 고려하면 딱 적당한 별명이죠.

"로드 레이버라면 밤새도록 칠 수 있다"

올해도 직관 중이신 85세 레이버 옹과 로드레이버 아레나
2022년 초,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에서 추방돼 4연패가 좌절됐지만, 방역 완화 덕분에 극적으로 돌아온 조코비치. 2년 만에 다시 밟은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의 1회전, 본인도 감격했던지 경기가 끝난 뒤 일일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줬고 최상의 립서비스까지 선사했습니다.
"지구상에서 단 하나의 코트와 시간을 택한다면 저는 로드레이버 아레나의 밤 경기(night session)를 택하겠습니다. (여러분만 있다면) 밤 새도록 칠 수 있기 때문이죠. 제 인생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최고의 코트이니까요." 장내는 떠나갈 듯 했고, "놀레(Nole) 놀레 놀레!"를 외치는 세르비아 팬들도 열광했습니다.

'햄스트링 부상'..사실상 자신과의 싸움

조코비치를 가장 잘 묘사하는 말이 아닐까요
손흥민도 겪었던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부상, 보통 회복에 한 달 이상이 걸리는데 조코비치는 용케 버티고 있습니다. 우승까지는 7연승이 필요한 메이저대회. 아직까지는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2016년 프랑스오픈 이후 7년 만의 조코비치 직관. 서브 동작때 라켓 헤드가 엉덩이 치골까지 내려가는 유연성은 세월을 거스르는 듯 했습니다. 전매특허 서브 리턴은 천라지망처럼 촘촘했고, 어쩌다 상대 공이 그물을 빠져나간다 싶으면 연체동물을 연상시키는 유연성에 가제트 같은 팔로 모조리 걷어냈습니다.수동적인 리턴이 아니라 공격성이 가미된 깊숙한 샷에 서버들은 움찔거리기 일쑤. 서브권을 갖고 있던 리턴 순서이던 언제나 랠리 주도권은 조코비치의 차지였습니다.

공격성 배가 '베이글 제조기'로 재탄생

화려한 페더러, 전사 같은 나달의 플레이에 비해 조코비치의 플레이는 상대적 '노잼'으로 폄하된 게 사실입니다. 서브도 좀처럼 200km를 넘지 않고, 스트로크도 원샷원킬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올해 멜버른에서는 달랐습니다. 1회전 바에나, 2회전 쿠아코와의 게임 마지막 세트는 모두 베이글 스코어로 끝났습니다. 허벅지 부상 여파로 빠른 경기 진행을 원했던 것일까요?

결국 퇴장조치 당한 안티팬들
16강전 '날쌘돌이' 드미노어 전도 가볍게 2시간 만에 3대 0, 그것도 5게임만 내준 채 완승했습니다. 최대 고비로 여겼던 8강전 역시 농락 수준의 완승. 특히 4구 안쪽의 빠른 승부에서 압도적인 서브와 리턴이 빛났습니다. 아무리 루블레프가 앞 경기 풀세트 접전의 피로가 남았다지만, 거의 어린아이 손목 비트는 수준이었습니다. 외신은 '무결점(flawless) 플레이'라고 평가하더군요. 가끔 온코트 인터뷰를 진행하는 전 세계 1위 짐 쿠리어가 "어떻게 공을 갈수록 더 세게 치냐?"라고 감탄할 지경입니다. 아예 호주오픈 홈피는 조코비치에게 'Mr. Invincible'(천하무적)이라는 찬사까지 보냈습니다. 햄스트링 부상이 '뻥카'라는 의심이 나올 만한 상황이 되자 부상을 가장했다는 'villan' 논란도 튀어나왔습니다. 2회전 때는 술을 마시고 야유를 해대는 일부 안티팬들 퇴장 해프닝까지 겪었죠.

'ONLY HUMAN'..과연 사람인가요?

기계같은 샷에 "사람이 맞냐?"며 살짝 꼬집어보는 기자
전성기를 능가하는 '등봉조극' '노화순청'의 초절정 경기력. 이쯤 되니 '사람이 맞나?''라는 의심도 나옵니다. '물 들 때 노저어야 한다'라는 말처럼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우승이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나달이 멜버른에서 부상 후유증으로 조기 탈락했지만, 5월 롤랑가로 붉은 흙에서는 최대 위협이 될 것이 뻔하고, 본인은 올 여름 US오픈 역시 백신 미접종으로 아직은 출전이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7월 윔블던 역시 건강하게 돌아올 알카라스, 복병 키리오스가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스계 호주인들..키리오스·코키나키스도 마찬가지
메드베데프 등 젊은 강자들도 알아서 떨어져 준 상황. 강타자 루블레프마저 제친 지금, 4강 상대 미국의 복병 토미 폴 다음에는 '미스터 포핸드' 치치파스와 결승전이 유력합니다. 파괴력이 떨어지는 하차노프보다는요.
틈만 나면 아빠를 조련(?)한다는 아들 스테판
40만 명 그리스계 호주인들의 응원 속에(호주 인구의 약 2%인 그리스계, 유독 멜버른이 위치한 빅토리아주에 많습니다)

사실상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며 이번만큼은 "타도 조코비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조코비치의 철벽 포핸드를 결점이 많은 치치파스의 원핸드 백핸드가 당해낼 지는의문입니다.

아들 바보 면모 "언젠가 아들과 복식 파트너 할 지도"

'페빠'인 저와 달리 와이프는 영원한 조코비치 편입니다. 유럽에서도 변방인 동유럽, 그 중에서도 내전을 겪은 조국 세르비아의 상황 탓에 부유한 서유럽의 페더러, 나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나요?

때로는 심판과 때로는 팬들과도 투쟁..머나먼 챔피언의 길
강철같은 멘탈을 자랑하는 조코비치도 자식들 앞에서는 순한 양인 것도 인간적이랍니다. "제가 집에 있을 때는 쉴 틈이 없어요. 아들 스테판과 테니스를 쳐줘야 하니까요. 누가 아나요? 언젠가 호주오픈에서 제가 아들과 한 조로 복식을 칠 지도." 최근 인터뷰를 보면 영락없는 아들 바보입니다.

늑대의 멘탈과 챔피언의 정신

조코비치의 경기는 언제나 만원
이제 대망의 V-10, 그랜드슬램 22승까지는 단 2게임 만이 남았습니다. 호주오픈 28연승과 함께 나달의 대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요? 호주의 왕 조코비치, 앞서 9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10번째 대관식과 세계 랭킹 1위 탈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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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서봉국 (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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