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만 출신 前장관에 “중국 보스”… 도 넘은 인종차별 발언
침묵하던 당사자 이례적 입장 내고 트럼프 비판
미 언론 “아시아계 미국인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집단인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를 향한 도 넘은 인종차별적 발언이 공화당 내에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부인인 일레인 차오 전 교통부장관을 향한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계속해왔는데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공격의 대상이 됐던 차오 전 장관도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고 트럼프를 비판했다.
대만 출신인 차오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절 줄곧 교통부 장관으로 재임했지만, 지난해 1·6 의사당 폭동 사태 다음날 사임했었다. 이에 격분한 트럼프는 차오를 향해 매코널의 ‘미친 아내’, ‘중국 보스’ 등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소셜미디어, 연설 등을 통해 계속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에도 차오 전 장관을 “중국을 사랑하는 아내, 코코 차오”라며 인종차별적 조롱을 해 논란이 됐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도 차오 전 장관에 대한 트럼프의 비판이 인종차별적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공화당 관계자들은 그의 발언이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진지한 정치적 담론이 된다는 것에 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차오 전 장관이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그간 트럼프의 공격에 침묵해왔다. 그러나 이날 차오 전 장관은 폴리티코에 성명을 내고 “내가 어렸을 때, 어떤 사람들은 제 이름의 철자를 고의로 틀리거나 잘못 발음했다”며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그 경험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내에선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차별적 공격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공화당 일각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들 유권자들의 공화당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티코는 “여론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투표 집단 중 하나”라며 “미국 전체 투표 자격 인구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그 숫자들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트럼프의 ‘반(反)아시아 발언’이 대상을 확장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폴리티코는 “(과거에도) 트럼프는 버지니아 주지사 글렌 영킨의 이름이 ‘중국인처럼 들린다’고 말했다”며 “아시아 지도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시아 억양을 흉내내고 선거 유세장에서 아시아 억양을 조롱해왔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직 때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 “쿵 바이러스”로 칭했고, 그 결과 중국 등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공화당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네바다, 애리조나주 등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오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왔지만,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공화당의 확장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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