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입주권 매물 속출

김현주 입력 2023. 1. 26. 06:07 수정 2023. 1. 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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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세 가팔라지고 전세 세입자 구하기 어려워지자 손해 감수한 '마피' 분양·입주권 등장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는 역대 최저
전문가 "분양권 매매도 결국 대출 필요… 금리 이슈 등으로 거래량 갑자기 늘긴 어려워"
뉴시스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입주장에 돌입한 서울 지역 아파트 단지들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분양권 및 입주권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25일 뉴시스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 더플래티넘' 전용면적 65㎡는 최근 12억5140만원에 매물이 올라왔다. 지난해 1월 일반분양 당시 해당 평형 최고 분양가는 14억7260만원으로, 현재는 이보다 약 2억원 이상 호가가 하락한 셈이다.

이 단지는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29가구 모집에 7만5382명이 청약을 접수하며 무려 25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송파구의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려워지자 수분양자들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분양권을 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금천구 독산동 '신독산 솔리힐뉴포레' 전용 68㎡A의 경우 현재 매물 호가가 6억4400만원에 올라와 있다. 이는 해당 평형 분양가 7억4700만원과 비교하면 1억3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 팰리스' 전용 59㎡B 역시 현재 6억8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는데, 당초 이 평형 분양가는 9억2490만원으로, 2억4490만원이나 가격이 떨어졌다.

여기에 비록 마피는 아니지만 입주를 앞두고 급히 분양권 및 입주권 매물을 내놓는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 리버파크 자이'는 현재 입주권 물건이 다수 나와 있지만, 거래는 1건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 단지는 청약 당시 1순위 평균 경쟁률 95.9대 1을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가점 만점자가 나오기도 했지만, 전세 계약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주권 매물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에 따르면 오는 3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해 12월 15억원(6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2021년 8월 같은 평형 입주권이 21억5390만원(14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6억539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분양권 거래는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인다.

여전히 서울 곳곳에 강력한 전매 제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는 6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는 2016년 9948건으로 1만 건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2017년 8652건, 2018년 2532건, 2019년 2114건 등 2007년 이후 줄곧 네 자릿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894건으로 거래가 줄어든 뒤 2021년에는 264건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68건만 거래됐다.

정부는 오는 3월쯤 전매 제한 규제 완화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로 분양권 매물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거래 성사는 크게 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기존 주택 매매시장이 냉각기를 겪으면서 분양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간 강력하게 작용했던 분양권 전매 규제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1.3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존 분양 단지가 소급 적용 혜택을 받아 분양권 시장이 일시적으로 활성화될 수도 있다"면서도 "분양권 매매도 대출이 필요한 만큼 금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거래량이 극적으로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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