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김정은이 文 동석 거부”가 ‘왜곡’이라더니

조선일보 2023. 1. 26.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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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의 회고록 '한 치도 양보하지 말라(Never Give an Inch)'의 표지.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은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2019년 6월 판문점 트럼프·김정은 회동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몇 번이나 내게 직접 전화해 회동 참여를 요청했고, 나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만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의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내줄 시간도 존경심도 없었다”고 했다. 폼페이오의 기술은 “미·북 정상이 문 대통령의 동석을 거부했다”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과도 일치한다.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지만 현장 증인이 밝힌 내용을 다시 보니 김정은에게 안달하는 문 전 대통령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폼페이오는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대해 김정은이 영변 단지 해체의 대가로 대북 제재 전면 해제를 요구한 때문이라고 했다. 김정은 요구대로 됐으면 북은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 됐다. 그런데 북 요구대로 해주자고 재촉한 것이 문 전 대통령이었다. 당시 문재인 청와대는 볼턴 회고록에 대해 “왜곡”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 역시 거짓말이었다.

회고록에 따르면 2018년 3월 폼페이오가 김정은에게 “중국 공산당은 주한 미군이 한국을 떠나면 당신이 매우 행복해할 거라고 하더라”고 말하자, 김정은은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다. 중국 공산당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 미군 철수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정은의 말 가운데 중국의 속셈에 대한 평가는 사실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시진핑은 미국 대통령에게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 북한은 티베트와 신장의 길로 가고 있다. 교역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중국의 식량·석유 지원 없이는 존립 자체가 어렵다. ‘북한은 동북 4성’이란 말까지 나온다. 이런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라고 우러러본 것도 문 전 대통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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