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증상 따라 치료법 제각각… 올바른 유형 파악이 먼저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2023. 1. 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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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모발 100개 이상 빠지거나 정수리 등 휑한 부위 생기면 의심을
남성형 먹는 약, 여성형 바르는 약
원인별로 효과 보는 치료법 달라
일시적 증상엔 두피 문신도 도움
한 여성이 탈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거울을 보고 있다(위쪽 사진). 여성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와 다르게 모발 사이사이로 두피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이는 크리스마스트리 형태로 잘 나타난다. 고려대구로병원·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설 연휴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 외모와 관련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탈모’다.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거나 빠지는 질환을 탈모라고 한다. 탈모는 머리카락이 서서히 빠지기 때문에 본인은 제때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상대방은 그 변화를 쉽게 인지할 수 있다. 탈모가 생기면 나이가 들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다. 탈모가 생기면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
● 내가 진짜 탈모일까?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면 우선 정확한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환자들이 보기에는 똑같이 머리가 빠지는 증상이지만 탈모의 종류는 수십 가지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세계모발이식학회 황성주 회장(피부과 전문의)은 “자신의 탈모가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인지, 빈혈로 인한 탈모인지,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한 원형 탈모인지, 출산 후 발생한 일시적 증상인지 등을 정확히 진단받고 그에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스스로 탈모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없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성형 탈모의 경우 하루 평균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느낌이거나 이마나 정수리 부위 등에 모발이 관찰되지 않는 두피가 확인되면 의심해 볼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전지현 교수는 “여성형 탈모인 경우는 이마나 정수리 쪽 모발과 후두부 모발을 동시에 만졌을 때 머리 앞부분 모발이 가늘어져 있거나 모발의 밀도가 감소해서 모발 사이사이로 두피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크리스마스트리 패턴이 보일 경우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3, 6개월 단위로 모발 사진을 찍어 전후를 비교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 탈모 치료에 두피 문신 하기도

일반적으로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 등의 활성화를 막는 ‘5α 환원효소 억제제’를 복용하게 하거나, 바르는 약물인 미녹시딜 제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하지만 ‘여성형 탈모’의 경우 남성과는 달리 안드로겐의 역할이 탈모의 기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서 먹는 약의 효과가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 또한 가임기 여성의 경우 ‘5α 환원효소 억제제’가 태아 기형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약제를 복용할 수 없다.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은 ‘여성형 탈모’ 경구치료제는 아직 없기 때문에 바르는 미녹시딜 치료가 여성형 탈모 치료의 중심이 되고 있다. 탈모가 많이 진행됐다면 자신의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옮겨 심는 모발이식 수술이 적절하다.

탈모 치료를 하기엔 조금 이르거나 일시적으로 머리가 빠진 경우엔 탈모 치료제 복용이나 시술 대신에 두피 문신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황 회장은 “두피 문신은 눈썹이나 몸에 무늬를 넣어 색칠해주는 일반 문신과는 다른 방식”이라며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마치 모발이 막 나오는 것처럼 보이도록 미세한 점을 찍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피 문신은 탈모가 심하지 않거나 가르마가 약간 비어 보이는 경우 혹은 항암제 치료 후 부작용으로 탈모가 진행된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고 있다. 부분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지만 두피 문신은 한번 하게 되면 쉽게 지울 수 없기 때문에 전문가 상의하에 선택하는 것이 좋다.
● 두피 타입에 맞는 샴푸 선택이 중요

탈모는 평소 머리를 관리하는 요령만 잘 숙지해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두피 타입에 맞는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화장품은 피부에 맞게 사용한다. 그러나 샴푸는 한 가지를 가족들이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두피가 지성인지 건성인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지성 두피는 하루에 두 번 머리를 감고, 건성 두피는 하루 한 번 감는 것이 좋다. 2분간 충분히 샴푸 거품을 내어 두피를 문지르며, 2분간 충분히 거품을 헹궈 내야 한다. 황 회장은 “두피에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막아야 지루피부염을 예방할 수 있고 결국은 탈모도 예방된다”고 말했다.

모발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필수 단백질과 적절한 영양 섭취가 모발 성장에 중요하다. 육류 대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 생선과 콩,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전 교수는 “외출이나 운동을 한 후 그리고 헤어 스타일링 제품을 사용했을 때에는 자기 전에 머리를 감는 등 건강한 모발관리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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