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경원 사태’ 일단락… 與, 이젠 정책·비전 경쟁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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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어제 공식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이라는 간판으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고, '자기 정치'만 생각하는 사람이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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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경선이 ‘낙인찍기’로 전락
집권 세력 민낯 드러내 국민 실망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보수 진영 내 지지 기반을 보유한 나 전 의원은 올해 초까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김기현 후보를 미는 친윤계 주류로부터 거센 불출마 압박을 받았다.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이라는 간판으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고, ‘자기 정치’만 생각하는 사람이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나 전 의원이 장관급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지 석 달도 안 돼 대표 출마를 검토한 것도 논란이 됐다. 그렇다고 여당 전당대회가 대통령과의 친소 논쟁으로 날밤을 지새우며 이렇게까지 파열음을 내야 했는지 국민 실망이 대단히 크다.
나 전 의원 거취 논란과 관련한 친윤 진영의 대응은 당권 경쟁을 ‘윤심’ 각축전으로 전락시켰다. 당의 화합과 외연 확대를 위해 치르는 당대표 경선이 주자들 간 편 가르기와 낙인찍기로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 논란이 벌어졌던 2016년 총선을 방불케 하는 혼란도 벌어졌다. 친윤과 반윤도 부족해 ‘진윤’, ‘멀윤’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여당 당대표 후보들은 이제는 낯 뜨거운 윤심 경쟁에서 벗어나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해야 한다.
이번 설 민심은 정치권이 앞장서 경제난 극복 대책을 마련하고 민생을 챙기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1월 임시국회는 며칠 남지 않았는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다. 정치권의 심각한 직무유기다.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크지만 국민의힘도 변해야 한다. 국민이 지금 집권당에 원하는 것은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비전과 희망이다. 그들만의 잿밥 다툼에만 열심인 듯한 집권 세력의 구태는 당장 벗어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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