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고 또 쌓으면 서서히 올라오는 색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1. 25. 22:18
이효성 14년 만에 국내 개인전
2월 3일까지 아뜰리에 아키
아름다운 색이 스스로 올라온다. 프랑스 자연을 가득 머금은 고운 빛깔 모노크롬 회화가 펼쳐졌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작가 이효성(54)이 14년 만에 국내 개인전 ‘Pasage 풍경’을 성수동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에서 2월 3일까지 열고 있다. 다양한 색채 실험을 통해 완성한 신작 20여점을 선보였다.
평면 캔버스 위에 유화물감 바르기를 수백번, 수천번 반복하고 광택 나는 소재로 덮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미학적 공간을 열어준다. 겹겹이 층이 쌓이면서 그 어떤 형태보다도 색 그 자체가 주인공이 된다.
작가는 표면과 깊이의 관계, 마티에르(재질감)의 물질성과 비물질적 감수성으로서 추상의 문제를 ‘풍경’이라는 화두로 탐구해오고 있다.
어린시절 강원도 오지에서 자란 작가는 그때 봤던 하늘과 노을을 닮은 블루와 오렌지 위주로 풍경 연작을 시작했다. 프랑스에 오래 거주하면서 그곳 자연의 색깔이 더해져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지난 2008년 학고재 개인전 ‘풍경’이후 14년 만에 국내에서 열었다. 그러나 그동안 프랑스에 작업실을 두고 작업하면서 파리 소시에테제네랄은행과 갤러리89, 생망테 오디토리엄 개관전 등에서 개인전을 열고, 프랑스는 물론 미국과 모나코 등 국내외 다양한 곳에서 열리는 그룹전에 참여했다.
이우환 선생의 조수로 일했다는 작가의 이력을 알고 봐서 그런지 작품을 보면 이우환의 ‘조응’ 연작에서 봤던 붓질 하나가 캔버스 전체로 옮겨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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