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에 의미? “이젠 결과로 말할 때”…10개 구단 십구동성 ‘이기는 야구’

안승호 기자 2023. 1. 2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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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바닥권 양분한 한화·롯데
불명예 씻으려 전력 강화 공들여
KIA·두산·삼성 ‘명가 부활’ 의지
전문가 순위 예측 가장 힘든 시즌
한화 손혁 단장, 롯데 성민규 단장

매 시즌 ‘결과’ 이상으로 ‘과정’에 의미를 두고, 또 그것을 맨앞에 내걸고 시즌을 준비하는 팀들이 있었다. 구단 안팎에서 나온 구호에도 익숙해진 시간들이었다. 이를테면 한화의 ‘리빌딩’, 롯데의 ‘프로세스’ 등이 하나의 지향점을 가리킨 각 팀의 구호들이었다.

2023시즌은 조금 다르다. 각 팀의 방향성이 한곳으로 모아지고 있다. 모두가 ‘이기는 야구’를 외치고 있다.

흐름의 변화는 말보다 행동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기는 야구’를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위한 선명한 움직임을 보이는 구단들이 여럿 나타났다.

2010년대 들어 10번째이자 막내구단으로 합류한 KT가 정규시즌 6위에 오르며 고정 꼴찌 후보에서 탈출한 2019년 이후 바닥권을 양분한 팀은 한화와 롯데였다. 2019시즌 롯데가 최하위로 떨어진 뒤로 2020시즌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은 한화가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4년간 누적 승률도 한화가 0.356(199승1무360패)으로 10위를 기록한 가운데 롯데는 0.443(248승16승312패)으로 그보다 낫긴 했지만 9위에 그쳤다.

시즌 전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화는 거의 매 시즌 꼴찌 후보 1순위로 지목됐고, 롯데 역시 최근 몇년간 밝은 전망 속에 시즌을 맞지는 못했다.

두 팀은 이번 겨울, 1승이라도 더 올리기 위한 전력 구축을 위해 가장 현란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채은성과 이태양, 오선진 등 적재적소에 필요 자원을 영입했다. 롯데는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등과 계약하며 팀 전력에 뚜렷한 강화를 가져갔다. 한화는 또 문동주, 김서현 등 1차 지명권을 통해 얻어낸 젊은 선수들에게 공들여온 것에 대한 보답을 받을 시간에 설레고 있다.

두 팀 모두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나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 순위를 끌어올려야 할 이유가 명확해졌다. 객관적 시각에서 그럴 만한 힘도 어느 정도 갖춰가고 있다. 2023년 시범경기를 거쳐 나올 ‘시즌 전망’에서는 어느 전문가라도 바닥권 팀을 고르는 일이 어느 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우승 후보로 꼽힐 팀들은 통념상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펜딩 챔피언 SSG를 비롯해 지난해 정규시즌 2위 팀 LG,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으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알차게 전력을 보강한 키움과 2021시즌 우승 뒤 주력선수 부상으로 한 해 주춤한 KT 등이 우승 후보로 분류된다.

그렇지만 ‘꼴찌 후보’를 지목하는 시선은 어느 해보다 분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와 롯데 아니더라도 포수 박동원을 내줬지만, 투수진의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는 KIA, 지난해 9위였지만 이승엽 감독 부임과 함께 포수 양의지 영입 등으로 재건에 나선 두산, 특급 외국인 트리오와 그대로 함께하는 삼성, 지난해 중반 이후 재정비에 성공한 NC 등 어느 팀도 꼴찌라는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는다.

2023시즌은 과연 어떤 팀이 순위표 가장 아래쪽에서 시즌을 마칠까. 고르기 참 어려운 시즌이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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