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up) 감정’으로 얽힌 전세 사기…정부 대책은 미봉책
[앵커]
그럼, 이 문제 취재한 우한울 기자와 함께 좀 더 들여다 보겠습니다.
우 기자! 이번 취재에서 전세 사기 조직이 추가로 더 확인됐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기자]
그동안 저희가 파악하고 보도한 빌라왕들의 배후는 신 모 씨가 총책인 조직이었는데요, 이번에 별개의 사기 조직을 더 확인한 겁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닐 겁니다.
최근 계속 터져나오는 전세 사기 규모로 미뤄보면 '빌라왕'을 낀 비슷한 유형의 전세 사기단이 이 외에도 더 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피해가 발생한 빌라, 이미 알려진 빌라왕들만이 아니라 그 배후 조직들의 존재를 확인해서 뿌리를 뽑는 게 시급해 보입니다.
[앵커]
사기 조직이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핵심이 감정평가액을 부풀리는, '업 감정' 이라구요?
[기자]
네, 전세 사기조직에 '업감정'은 1석 3조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치 '도깨비 방망이' 같은 겁니다.
먼저 범죄 이익 키울 수 있습니다.
전세가액을 실매매가보다 높여 받을수록, 그 차액인 수수료, 즉 리베이트는 커지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까 리베이트를 미리 정해놓고 여기에 감정을 맞추는 행태까지 보이는 겁니다.
두 번째는 전세 대출이 잘 나오죠.
세입자가 수중에 돈이 부족해도 감정평가 금액의 80%, 90%까지 대출이 나오니까, 손쉽게 전세금을 챙길 수 있는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보험인데요.
정부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이게 세입자를 위한 정책처럼 돼 있는데, 역시 감정평가를 넉넉히 받아놓으면 사기를 치고도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게 되죠.
[앵커]
그렇다면 이런 감정평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겁니까?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까?
[기자]
빌라와 같은 공동주택은 감정평가법에 따라 인근 빌라의 실제 거래 사례를 조사해서 평가액을 추정하는데요.
문제는 그 개별 거래가 타당한지 평가할 때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는 거죠.
보증기관에 제출되는 감정평가서는, 부실 여부를 촘촘하게 거르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업 감정', 불법은 아닙니까?
[기자]
물론, 앞서 말한 법적 기준을 어겼다면 부실한 평가일 테고요.
만에 하나 범죄 사기단의 나쁜 의도를 알고도 따랐다면 그 자체가 범죄행위입니다.
분명한 건 전세 사기를 목적으로 '업 감정'이 횡행하고 있고, 이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정부가 최근 전세 사기와 관련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우선 감정 평가와 관련해서, 정부는 지난 6일이죠.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정한 감정평가법인 40곳에만 감정 평가를 의뢰할 수 있도록 제한했습니다.
오늘(25일)은 피해 구제 대책을 더 내놨습니다.
저소득 청년층 20만 명에게 전세 보증 보험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집주인이 사망할 때 전세 대출을 최대 4년까지 연장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효과가 없지는 않겠지만 업감정을 비롯한 제도의 허점을 메우지 않는다면 사기를 방지할 근본 대책으로는 부족해 보입니다.
[앵커]
네, 관련 문제 계속 취재해 주기 바랍니다.
우한울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이상미 황보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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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울 기자 (wh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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