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대 노조 ‘로빈 후드 투쟁’ 파장
연금개혁 반대 여론전 일환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노조인 일반노동총연맹(CGT)이 에너지 위기를 겪는 소상공인과 학교 등을 돕겠다며 송·배전망 개입과 조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프랑스 민영방송 TF1에 따르면, CGT-에너지 마르세유 지부는 24일(현지시간) 전날 파리에서 있었던 제빵사들의 시위를 언급하며 “우리는 소상공인들의 전기요금 청구서를 절반으로 줄일 방법을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제빵사들의 전기요금이 50~60% 감소하도록 카운터를 조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 학교나 병원이 더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송·배전망에 개입해 조작을 하겠다는 것이다. 앙리 사무총장은 이 방법이 “완전히 불법이다. 하지만 도덕적”이라면서 “전기요금 청구서에 적힌 금액이야말로 불법”이라고 말했다.
르몽드는 연금 개혁 문제로 마크롱 정부와 대립하는 CGT가 여론전의 일환으로 ‘로빈 후드(의적) 투쟁’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 계획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라디오 방송 EU1에 말했다. 프랑스국영에너지기업(EDF) 자회사인 에네디스는 “당사는 직원의 파업권을 분명히 존중하지만 고객의 정전으로 이어지고 상품과 고객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공공 배전망에 대한 악의적인 행위는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연금개혁 반대 집회에 200만명을 동원한 프랑스 주요 노조들은 오는 31일 추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파리 | 박은하 유럽 순회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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