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 탄 ‘K뷰티 제품’ 인기…중국서 ‘가짜 필러·보톡스’ 판쳐
3000여점, 10억원어치 적발
지난해 10월25일 중국 선전시 의약품도매상 A사의 보관창고. 한국 특허청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로부터 정보를 받은 중국의 시장관리감독국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창고에서는 수입·제조 등과 관련된 증명 서류가 없는 위조 한국산 미용 의약품 3164점이 쏟아져 나왔다. 특허청이 정품 가격으로 계산한 결과 피해금액은 약 10억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관계자는 “한국 기업 9개 업체의 상품으로 위조된 필러(주름 등에 주사 또는 삽입하는 보완 재료)와 보툴리눔톡신(보톡스) 등의 미용 의약품이 적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류 열풍 속에 중국 등 해외에서 K뷰티(한국 미용)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가짜 한국산 미용 의약품이 대거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특허청과 코트라가 중국 시장 대상으로 한국산 필러·보툴리눔톡신 등 미용 의약품의 유통 실태를 조사하면서 드러났다.
두 기관은 지난해 7월부터 상하이·광저우·난징 등 중국 내 22개 도시의 도매시장 36곳, 피부관리숍·병원·시술소 등 166곳, 전자상거래플랫폼 12개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뒤 중국 당국과 함께 단속을 실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단속에서는 A사를 포함한 도매상 6곳과 중국 내 12개 전자상거래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는 위조상품 관련 판매게시물 26개가 적발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정품 한국산 미용 의약품은 병원이나 지정된 도매상에서 판매되는 데 반해 가짜 한국산 미용 의약품은 중국 내 온라인 메신저 등을 통해 은밀하게 유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짜 미용 의약품은 정품 가격보다 훨씬 싸게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청과 코트라는 올해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대해서도 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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