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꿀벌 실종 사건의 숨겨진 범인? 무차별 살포가 생태계·건강 위협

김민욱 입력 2023. 1. 25. 20:25 수정 2023. 1. 2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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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소나무를 죽이는 재선충병은 한 번 번지면 막대한 산림피해를 입는데요.

이 재선충병을 옮기는 곤충을 잡기 위해 하늘에서 농약을 숲에 뿌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광범위하게 살포되다 보니, 이 농약이 다른 곤충까지 죽인다는 겁니다.

재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꿀벌의 집단 실종사태도 이 농약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인체에도 악영향을 줄 거란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욱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포항 호미곶에서 머지 않은곳에 자리한 양봉장입니다.

추위를 막기 위해 덮개를 씌운 벌통은 소수고 대다수 벌통은 벌이 없어 한곳에 쌓아뒀습니다.

소나무 재선충 항공 방제를 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양봉장입니다.

이곳에는 원래 벌통이 2백 개 넘게 있었지만 지금은 30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양봉농민] "거의 다 그렇죠. 소규모 (양봉) 농가들은 아예 없어요 이제, 벌이."

벌이 보이지 않는 양봉장은 이곳만이 아닙니다.

부산 금정산의 양봉장에서도 벌이 사라졌습니다.

이곳에서 80통 가량의 벌을 키우던 구자상 씨에게도 이제 남은 벌통은 고작 다섯 개뿐입니다.

벌들이 사라지는 현상이 올 겨울에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는 꿀벌실종 사건의 원인이 기후변화와 응애라는 벌 기생충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취재팀이 만난 양봉농가들이 지목한 범인은 또 있었습니다.

바로 하늘에서 헬리콥터로 살포하는 농약입니다.

헬리콥터 한 대가 제주 애월읍의 넓은 숲을 오가며 약을 살포합니다.

[구자상/양봉농민·부산생명의숲 대표] "항공 방제 같은 게 없던 시절에는 벌이 힘이 있고 사멸률이 적고 아주 수밀력이 대단히 높았다(고 합니다.)"

소나무를 죽이는 재선충을 잡기 위한 항공방제입니다.

헬리콥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약은 그러나 재선충과는 관계 없는 다른 나무에도 내려앉습니다.

이 약품의 성분은 티아클로프리드라는 농약입니다.

산림청은 2017년부터 5년 동안에만 항공방제로 6만 리터, 지상방제까지 더하면 모두 9만 리터를 서울시 면적의 60%가 넘는 면적에 뿌렸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 약품이 재선충을 옮기는 곤충만 죽이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김○○/산림기술사] "50배(물 50배 희석) 거의 원액에 가까운 수준으로 방제를 하거든요. 솔수염하늘소(재선충 매개 곤충)가 죽을 정도면 곤충들은 거의 다 죽거든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곤충 중에는 꿀벌도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3년 전 작성한 보고서는, 항공방제가 실제로 꿀벌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말합니다.

항공방제 약품에 노출된 꿀벌들은 사망률이 올라가고 기억력과 학습 능력은 떨어진다고 밝혔습니다.

귀소율, 즉 꿀을 모으러 나갔다가 벌통으로 돌아오는 비율은 약품에 노출되지 않는 벌이 평균 52%였지만 노출된 벌들은 8%로 급감했습니다.

항공방제 실시후 7일 뒤까지 유럽기준치 이상의 농약이 벌꿀에 잔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항공방제가 꿀벌 실종의 원인중 하나라는 양봉 농가들의 주장에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약품은 주로 봄에 살포하는데 꿀벌이 실종되는 시기는 가을 이후라 시기가 차이가 난다는겁니다.

그러나 독성전문가들은 약품의 잔류효과를 감안하면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노상철/단국대 교수·전 산림청 산림병해중 약제 전문위원] "이게 잔류 효과가 있습니다. 반감기(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가 굉장히 깁니다. 시기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 이거는 절대 그렇지 않고요."

항공방제로 살포된 잔류 농약은 인체에도 유해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대한 조사는 아직 없습니다.

농지에 뿌리는 농약은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만, 산에 뿌리는 농약은 그런 절차가 없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재선충 항공방제를 하던 일본도 부작용과 방제효과의 득실을 따져본 뒤 항공방제를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윤미향/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 "산림 농약 살포가 꿀벌 실종과 연관이 있다라는 이 주장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그 대책도 밝혀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산림청은 항공방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헬리콥터를 이용한 광범위한 살포 대신 드론을 활용한 정밀 살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영 /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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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박주영 / 영 상편집 : 이지영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871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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