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연합군 손잡고 지배구조 '셀프 개편' 오스템···KCGI 추가 매수 나설까

강도원 기자 2023. 1. 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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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048260)를 두고 국내를 대표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까지 참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경영 참여형 PEF 연합군은 공개 매수라는 카드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14.6% 급등했다.

◇‘패’ 먼저 깐 PEF 연합군=토종 PEF 유니슨캐피탈(UCK)이 주도하고 MBK파트너스가 함께하는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유통 지분 공개 매수를 진행한다고 25일 공시했다. 지배구조가 후진적이라고 비판받던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이 직접 경영 참여형 PEF 연합군을 초대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한편 공동 경영 카드로 위기를 타개하는 모습이다.

PEF 연합군이 제시한 공개 매수 가격은 주당 19만 원이다. 전 거래일(20일) 종가(16만 2500원)에 비해 16.9% 높고 공개 매수 공고일 3개월간 가중산술평균주가(12만 5948원)와 비교하면 50.9%의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PEF 연합군은 공개 매수를 통해 최소 15.4%(239만 4782주·4550억 원)를 확보할 계획이며 이에 실패하면 공개 매수를 철회할 예정이다. 유니슨과 MBK 양 사 모두 조 단위의 펀드를 보유하거나 조성 중인 만큼 자금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개 매수에 성공한다면 PEF 연합은 최대 71.8%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최 회장 지분 9.3%도 인수하게 된다. 최 회장(9.6%)과 함께 공동 보유할 지분율은 90.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2대 주주로 양측은 당분간 공동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공개 매수가 성공하면 회사의 지배구조는 (PEF) 컨소가 주도하는 이사회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다만 2대 주주가 되는 최 회장의 경영 활동에는 큰 변동이 없고 공동 경영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 동요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현 대주주인 최 회장이 PEF 연합군의 손을 잡은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 따르면 유니슨 측은 지난해 3월부터 최 회장 등을 40번 넘게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구애에 나섰다고 한다. MBK 역시 2021년을 전후해 회사를 약 1조 원에 매각하라고 제안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현재 경영권이 공격 받는 상황에서 기존에 투자 제안을 했던 PEF들과 상의를 했고 백기사로 등장 시킨 셈이다. 최 회장은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약 3700억 원을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공개 매수 소식에 주가도 즉시 반응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전날보다 14.65% 오른 18만 6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개 매수가인 19만 원에 근접했다. 공개 매수는 25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다. 공개 매수를 원하는 주주들은 NH투자증권 지점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공개 매수를 통하면 차익 관련 양도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장내에서 매도하면 별도의 양도세가 없다. 청약 마지막 날 장내에서 거래가 쏟아질 수도 있어 마지막 날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CGI의 행보는···“추가 매수 가능성도”=지분 6.57%를 보유한 KCGI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KCGI가 당장 공개 매수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배구조 개선 취지에는 유니슨컨소시엄과 큰 줄기에서는 명분이 통한다. 이날 “환영한다”는 입장을 낸 것 역시 이런 이유다.

하지만 KCGI가 애초에 밝혔던 목표는 경영권 확보였다. 알짜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해 지배구조 개편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였다. KCGI가 보유한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의 평균 인수 단가는 약 12만~13만 원으로 추정된다. 공개 매수를 통해 보유 지분 전량을 현금화한다면 최소 500억 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팔고 나갈 유인이 없지는 않지만 명분이 약하다.

추가 매집에 나설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KCGI가 조성 중인 새로운 펀드 투자금 유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규모는 4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해당 자금을 모두 오스템임플란트에 쏟아부을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투자에 나설수도 있다. 추가 투자에 나선다면 주가가 또 한번 요동쳐 공개 매수 가격보다 더 오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공개 매수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5% 이상의 주주인 만큼 주주총회까지 이슈를 끌고 가면서 주주 제안을 하는 한편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KCGI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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