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인수 나선 MBK·UCK… 공개매수 후 상폐 추진
최규옥 회장 지분 9% 별도 매입
인수 호재에 주가 14.6%대 급등
6.57% 보유 '강성부 펀드' 환영
국내 사모투자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창업주 역시 지난해 2215억원에 달한 직원의 대규모 횡령 사고로 주식 거래중단까지 겪은 이후 경영권 매각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서는 주식 공개매수 및 인수·합병(M&A)이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UCK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는 25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자발적인 상장폐지를 신청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19만원, 공개매수 주식 수는 최소 239만4782주에서 최대 1117만7003주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내달 24일까지다.
공개매수가 주당 19만원은 공개매수일 이전 1개월 및 3개월간의 평균종가인 13만5631원, 12만5948원에 각각 40%와 51%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수준이다. 전거래일 종가보다 17% 높은 수준이며, 52주 최고가인 16만2800원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공개매수 후 잠재발행주식총수 기준 최소 34.3%에서 최대 90.7%를 확보한 뒤 자진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UCK는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정지 사태 발생 직후부터 오스템임플란트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에게 회사의 거버넌스를 근본적으로 개편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경영권 인수를 제안해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최규옥 회장의 보유주식 가운데 약 144만2421주(잠재발행주식 총수의 약 9.3%)를 공개매수 가격과 동일한 가격으로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 및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공개매수가 성공하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오스템임플란트의 1대 주주에 오르고, 최규옥 회장은 2대 주주로 남게 된다. UCK는 2012년에 설립된 사모펀드 운용사로,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출자받은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UCK는 MBK파트너스의 '연합 작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BK파트너스는 치과 구강스캐너 기업인 '메디트'를 UCK로부터 약 2조45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작년 말 체결했다. 이들은 오스템임플란트까지 인수해 관련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또한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을 공개매수사무취급자로 선정했다. 공개매수 자금으로 마련한 2조1250억원가운데 차입한 1조7000억원은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서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와 이미 합의한 상황인데다 공개매수 단가가 높은 만큼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경영권 지분과 계열사 지분 등을 팔아 3700억원의 현금을 쥐게 됐다. 2020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콜옵션을 보유 중인 최 회장은 향후 이를 행사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율을 1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최규옥 회장의 경영 활동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엄 대표는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지금과 다른 형태의 이사회 중심으로 재편돼 공동 경영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경영활동에는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 회장은 2대 주주가 되지만 지금까지 해오던 활동들은 동일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 등 다른 주주들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는 지난 18일 오스템임플란트에 주주서한을 보내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배구조가 후진적인 탓에 기업가치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크게 저평가 받고 있다며 최규옥 회장의 퇴사를 요구하고 직접적 경영에 손을 떼라고 주장한 바 있다. KCGI는 에프리컷홀딩스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6.57%를 보유하고 있다.
UCK와 MBK파트너스가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인수에 나선 건 최대주주 최규옥 회장의 백기사로 행동주의 펀드 KCGI와 맞서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KCGI는 이날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이 KCGI와 함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큰 뜻에 동참하리라 믿는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KCGI가 경영권 확보에 나서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날 2만3800(14.65%) 오른 18만6300원에 마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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