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 주력 전차 우크라에 보낸다···‘게임 체인저’ 되나

김지희 기자 2023. 1. 25. 18: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獨 '레오파드2 지원' 깜짝 선회
美도 에이브럼스 투입 발표 임박
서방 균열 봉합···우크라 ‘천군만마’
“전쟁 중대 전환점” 평가도
러 “명백한 도발” 강력 반발
[서울경제]

독일과 미국이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와 ‘M1 에이브럼스’를 각각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탱크 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분열에 대한 우려를 키웠던 독일의 입장 전환으로 서방국들의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다. 전쟁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무기 지원 소식에 1년 가까이 이어진 전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독일군이 보유한 레오파드2 전차 중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 탱크를 보유한 2개 대대를 신속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폴란드·핀란드 등 레오파드2를 보유한 다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재수출할 수 있도록 승인하기로 했다. 숄츠 총리는 “이번 결정은 최선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는 기존 독일 방침의 연장선”이라며 “우리는 국제적으로 긴밀하게 조율된 방식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레오파드2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다. 레오파드2는 디젤 연료를 사용해 연료 효율이 높고 이미 유럽 전역에서 2000여 대가 운용되고 있어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뿌리내린 반군국주의 전통과 확전 우려 등을 이유로 탱크 지원을 꺼려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규모에서 전 세계 3위를 차지할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도 서방의 빗발치는 압박에도 유독 레오파드2 지원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랬던 독일의 ‘깜짝’ 발표는 미국이 최신 전차 M1 에이브럼스를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주 중 에이브럼스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원 규모는 30~50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WSJ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 국방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7일 숄츠 총리와의 통화에서 에이브럼스 지원을 검토하기로 약속했다”며 미국의 결단이 독일을 설득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독일은 레오파드2를 투입하라는 서방 우방국들의 압박에 대해 미국이 에이브럼스를 지원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내걸어온 만큼 미국의 지원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더는 결정을 미룰 수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에이브럼스 지원과 관련해 발표할 내용이 없다”며 “동맹국과 함께 효과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번 결정으로 독일의 전차 지원을 두고 불거진 서방국들의 갈등이 봉합된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는 영국에 이어 독일·미국의 주력 전차를 모두 확보해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올 봄 러시아가 대대적인 공세를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기동력과 화력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독일 정부의 승인이 있다면 유럽 10여 개국이 레오파드2를 100대가량 재수출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향후 서방국들로부터 200대가량의 탱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러시아는 서방국의 전차 지원이 “명백한 도발”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전화회의에서 “(에이브럼스 탱크가)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능력이 과대평가됐다”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모두 불타버릴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한편 서방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고위직들의 대규모 ‘부패 스캔들’이 터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부패 의혹이 제기된 대통령실 부실장과 국방부 차관, 검찰총장을 비롯해 키이우 등 5개 주 주지사 등 15명의 고위 관리를 해임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김지희 기자 ways@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