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홀린 K게임·웹툰, 애니로 재탄생

정다은 기자 2023. 1. 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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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IP '열도 흥행' 조준]
넥슨 '블루아카이브' TV판 제작
웹툰 '나혼렙'도 연내 방영 예정
현지 애니명가 A-1픽처스 제작
네이버웹툰 "年 20개 제작 목표"
[서울경제]

국내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이 영화와 드라마를 넘어 이제는 일본 현지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최근 국산 서브컬처 게임과 웹툰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애니메이션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 사업자들은 ‘애니 종주국’인 일본에서의 흥행 성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넥슨게임즈는 최근 자사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블루 아카이브’를 일본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고 밝혔다. 서브컬처 게임은 미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르로, 일본 애니메이션풍 그림체가 특징이다. 구체적인 방영 시기와 제작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넥슨게임즈는 IP 원작사로서 애니메이션의 감수를 맡을 계획이다.

서브컬처 게임과 더불어 웹툰 또한 활발히 애니메이션화되고 있다. 전세계 누적 조회수 143억 회를 기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과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원작으로 웹툰·게임으로도 제작된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 했던 사정’도 올해 중 일본 현지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국산 IP를 일본 현지에서 애니메이션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넥슨은 이미 지난 2000년대 말 자사 대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를 일본 현지에서 애니메이션화해 방영했고,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도 지난 2014년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최근 5년 동안에는 시프트업 ‘데스티니 차일드’, 넷마블 ’세븐나이츠’ 등이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바 있다. 다만 대다수의 작품들이 작품성 측면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 국산 웹툰과 서브컬처 게임 모두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해당 IP 기반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지에서 하루 최대 100만명 이상의 독자를 끌어모았던 ‘나 혼자만 레벨업’은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 ‘A-1픽쳐스’가 제작을 맡았다. 일본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한 ‘블루 아카이브’의 애니메이션도 일본 3대 영화 배급사인 ‘쇼치쿠’가 배급을 맡아 기대를 끌고 있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2020년작 애니메이션 ‘노블레스’도 ‘테니스의 왕자’ 타다 슌스케 감독 등이 참여해 수준 높은 각색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산 IP에 기반한 애니메이션이 실패한 건 일본 현지 제작사 역량 탓도 크다”며 “원천 IP 자체는 훌륭한 만큼 수준 높은 제작진이 붙으면 흥행 가능성도 올라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한국 콘텐츠들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겨냥해 주로 영화·드라마로 만들어졌다면 이제 일본 시장 정조준한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제작되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약 107억 달러(약 13조 1824억 원)에 달한다. 전세계 시장(248억 달러)의 43% 가까이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현지에서 애니메이션이 흥행하면 일본 현지는 물론 글로벌 전체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K게임과 웹툰의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진출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황이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플랫폼 라인망가는 현지에서 연 20개 이상의 웹툰 IP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현지 제작사들과 활발한 물밑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프트업은 올해 자사 서브컬처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다수 제작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IP 확장 차원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브컬처 게임과 웹툰 모두 애니메이션화에 최적화된 원천 IP”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더 많은 작품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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