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vs 내부 … 우리금융 회장 경쟁 본격화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2023. 1.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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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출신 임종룡 전 금융위장
"객관적 진단으로 조직 바꿀것"
"내부출신은 개혁할 줄 모르나"
내부선 외부 개혁론에 선그어
김병호 전 부회장은 불참 결정

차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내부와 외부 출신 가운데 누가 경영 혁신을 더 잘할 수 있는지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고심 끝에 우리금융 차기 회장직 도전을 결심하고,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올랐던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이번 경쟁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 우리금융 회장 1차 후보군은 25일 7명으로 확정됐다.

유일한 '비(非)우리금융' 출신 후보인 임 전 위원장과 전·현직 우리금융 출신 인사 6명은 '우리금융의 개혁과 경영 혁신에 적합한 인물이 내부 출신이냐, 외부 출신이냐'를 놓고 대결하게 됐다. 임 전 위원장과 우리금융 출신 후보들 간의 이번 경쟁에 대한 시선에 온도 차가 드러났다.

이날 임 전 위원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금융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최근 여러 사건·사고 문제를 외부에 있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람이 들어가 진단하고 치유할 필요가 있다"며 출사표를 냈다. 그는 "전직 금융위원장으로서가 아니라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했던 경험과 당시 이룬 성과를 기초로 우리금융지주의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전 위원장은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타 금융지주와 달리 은행에 편중돼 있는 우리금융의 구조를 다양화시키겠다는 의미다. 그는 "무엇보다도 (우리금융의) 기업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내부 통제에 부족함이 없는지 살펴볼 것이고, 내부 갈등을 하나 된 문화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금융 현직 후보들은 임 전 위원장의 참전에 따른 향후 변화를 예의 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부분이 현직 고위 임원이라는 점에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지만, 외부 출신만이 개혁의 칼을 휘두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다들 "동의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롱리스트에 오른 한 후보자는 "금융의 본질을 잘 아는 내부 사람이 전체 그림을 그리고 가야 어디가 구멍이 났으니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전 위원장이 내세운 개혁과 관련해 그는 "결국 시스템으로 일하는 것인데 임 전 위원장이 개혁과 혁신을 한다고 허송세월을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은 "외부에서 들어와야 혁신이 되고, 내부는 혁신이 안 된다는 말에는 이의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금융 상황을 반영해 정보기술(IT)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구도에서 임 전 위원장과 함께 비우리금융 출신이었던 김 전 부회장이 도전을 포기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 전 부회장은 롱리스트가 임 전 위원장과 다수 내부 출신 후보로 구성되자 이번 선출 과정에서 우리금융의 혁신 방안보다는 다른 요소들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추천위원회는 27일 7명의 1차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 등을 시행해 숏리스트를 정할 예정이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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