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스타트업까지 투자 확대 … 100년 내다보고 운용"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3. 1. 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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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조노 마사타카 日 GPIF 이사장
작년 운용 자산 1900조원 달해
재정추계 연한 100년으로 늘려

◆ 글로벌 연금강국 현장 ◆

"연금 운용은 100년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50년은 가입자들이 낸 자금으로 운용할 수 있지만 우리가 등장하는 때는 50년 뒤다. 그래서 장기적 관점의 운용이 더 중요해진다."

일본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후생연금 운용을 총괄하는 'GPIF(연금적립금 관리운용 독립 행정법인)'의 미야조노 마사타카 이사장은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장기 운용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GPIF 운용 자산은 가장 최신 자료인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196조6835억엔(약 1860조원)에 달한다. 적립금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크다.

지난달 말 도쿄 도라노몬힐스 집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미야조노 이사장은 "일본과 한국은 공통적으로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미래 세대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운용 목표인 '임금 상승률+1.7%포인트'를 달성하는 것을 제1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100년 후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연금개혁을 통해 '100년 안심 플랜'을 내건 일본은 후생연금의 재정추계 연한을 100년으로 늘려 잡고 있다. 이 중 50년은 가입자들이 낸 적립금으로 충당하고, 이후 50년은 운용 성과를 통해 채우는 것이 미야조노 이사장이 밝힌 '50년 뒤 등판'에 담긴 뜻이다. 자산별 배분 등 운용 기본방침은 5년 단위로 설정한다. 한국에서는 국민연금이 재정추계 때 70년을 상정하고 있다. 미야조노 이사장은 "장기적으로 자산 구성 비율을 잘 맞춰가는 것이 좋은 운용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GPIF는 현재 국내(일본) 주식, 해외 주식, 국내 채권, 해외 채권에 각각 25% 균등 배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2분기 기준으로 실제 운용 자산별 배분은 국내 채권 27.26%, 국내 주식 23.84%, 해외 채권 25.04%, 해외 주식 23.86% 등이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운용 방식을 부분적으로 조정한다.

2021년부터는 주식의 경우 선물도 활용한다. 미야조노 이사장은 "선물지수를 사서 플러스 알파(추가 수익)를 내려는 게 아니라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스타트업까지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 투자 규모는 수천만 달러 수준으로, 전체 기금에 비해 비중은 작지만 연기금의 스타트업 투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GPIF는 2020년 25.15%라는 기록적 수익률을 냈으나 2021년 5.42%, 2022년(2분기 기준)에는 -0.88%라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그는 "장기 운용 관점에서 보면 자산 배분 원칙을 지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GPIF는 운용을 직접 하지 않고 민간 운용사에 위탁하는 특징이 있다. 기업활동에 연금이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실질적인 주식 투자와 의결권 행사는 위탁운용사 몫이고, GPIF는 사후에 운용사에서 결과를 보고받는 구조다.

미야조노 이사장은 "GPIF는 공적기관이고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민간 기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외부 자산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위탁한다"며 "GPIF는 외부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를 포함한 스튜어드십 활동이 연금 수혜자를 위한 장기 수익률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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