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법 시행 1년 … 효과 없고 법집행 혼선만
수사 장기화에 대표만 기소해
산업안전보건법과 일원화해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법의 효과는 거의 없고 현장에서 법 집행 혼선만 초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처벌법 수사와 기소 사건을 통해 본 법률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총에 따르면 법률의 불명확성 등으로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대재해법 수사가 장기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노동청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경영책임자를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기소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237일로 조사됐다.
경총은 경영책임자 특정과 법 위반 입증이 어렵고 방대한 수사 범위와 사건 누적, 검찰 수사 지휘 증가, 노동청과 경찰의 수사 경쟁으로 수사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총은 법률 규정이 불명확해 현재까지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입건·기소된 경영책임자가 모두 대표이사라는 점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대재해법 위반 피의자로 입건·기소된 대상은 모두 대표이사다. 경총은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를 선임한 기업에서 중대재해 발생시 노동청 등이 CSO를 경영책임자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경총은 검찰이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기소한 경영책임자의 기업 규모가 대부분 중소기업과 중소건설사라는 점도 언급했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법 대응을 위한 인적·재정적 여력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사고 발생 시 처벌을 면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보고서를 토대로 경총은 중대재해법을 산업안전보건법과 일원화해야 하고,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면 기업인에게 부담을 주는 형사처벌 규정 삭제를 최우선적으로 검토·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법에 대응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해선 별도 재정과 기술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처벌만 강조하는 법률체계로는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근본적 목적 달성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욱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설마했는데 푸틴 큰일났다”…‘중대결단’ 내린 미국 독일 - 매일경제
- 반포서 10억 하락 거래 나왔다...도대체 어느 아파트길래 - 매일경제
- 이재명 “우리 집 난방비 잘못 계산된줄···횡재세 도입 검토” - 매일경제
- ‘재드래곤’ 이재용이 쐈다…새해 출산 직원 64명에 공기청정기 선물 - 매일경제
- 與 당대표 가상 양자대결서 안철수 우세...안랩 21% 급등 - 매일경제
- “내일 출근길 더 혹독하다”…한파 이어 서울 최대 7cm ‘눈폭탄’ - 매일경제
- 윤석열대통령 취임 첫해 37억 썼다...문재인 정부와 비교해보니 - 매일경제
- [단독] 최대 실적에 ‘성과급 잔치’...백화점 직원들 돈 두둑히 받아 - 매일경제
- “사무실이야, 남극이야”…기록적 한파에 온도 인증글 ‘눈길’ - 매일경제
- “이해 하지만 경솔했다” 추신수 작심 발언 접한 야구 선배 쓴 소리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