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고민 OTT, 글로벌 진출이 답일까

서정윤 기자 2023. 1. 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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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구조로는 장기생존 불투명…"콘텐츠 합리적 수급 필요"

(지디넷코리아=서정윤 기자)유료방송시장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OTT 회사들은 여전히 생존을 외친다.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며 제작비도 덩달아 큰 폭으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OTT 업계는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라고 외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등 국내 주요 OTT는 저마다 해외진출 전략을 세우고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한정돼 있고, 글로벌 OTT의 공세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생존책은 해외로 활로를 넓히는 거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는 만큼 보다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큰 투자 없이도 구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진출로 기회 찾는 국내 OTT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이용률은 72%로 전년 69.5%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용자들은 평균 2.7개의 구독형 OTT를 이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OTT의 적자폭은 적지 않다. 2021년 티빙은 762억원, 웨이브는 558억원, 왓챠는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 주요 OTT의 적자폭이 더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OTT 업계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콘텐츠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OTT와 오리지널 콘텐츠로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컴퓨터 그래픽(CG) 비용, 출연료 등 제작비가 상당히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OTT들이 콘텐츠에 과감한 투자를 집행하며 국내 OTT 입장에서는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라며 "목표 가입자수에 도달한다고 해도 적자일 정도로 수익모델에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티빙과 웨이브는 해외 진출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려 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파라마운트+와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해외에 먼저 알리는 길을 택했다. 티빙과 파라마운트+는 '욘더', '몸값' 외에도 5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추가로 공동 제작해 글로벌 공개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미주지역 OTT 코코와를 인수해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다. 코코와는 현재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주요 미주지역 30여개국에 국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웨이브는 이번 인수로 코코와의 운영사인 웨이브아메리카의 지분을 총 40% 확보했다. 

"글로벌 진출,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

업계는 올해가 OTT 글로벌 진출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보다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 지원을 토대로 자국 가입자를 늘려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는 글로벌 진출을 타진하며 콘텐츠를 효율적·합리적으로 수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노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큰 국가들 위주로 투자를 합리화하며 진출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며 "올해는 OTT들이 해외 진출과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노 연구위원은 "올해는 경기침체 등으로 사업자들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는 등 현실적으로 투자를 축소하면서도 생존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OTT 사업자들이 경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투자비 세제지원 등 플랫폼 자체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OTT도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보다 투자하는 경우가 더 많은 OTT 특성상 제작비가 아닌 투자비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OTT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콘텐츠 투자비에 대한 세제지원이 이뤄져 플랫폼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콘텐츠 투자와 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윤 기자(seojy@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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