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보라고?···추신수 망언, 대표팀 구성 확인은 했나

김하진 기자 2023. 1. 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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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SSG랜더스 제공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인가. 어리고 재능있는 선수가 많은데 그런 선수들은 왜 안되냐.”

지난 21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방송 DKNET에 출연한 추신수(41·SSG)가 한 발언이다.

이 방송에서 추신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 구성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키움 안우진이 발탁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불만을 드러내다가 나온 말이다. 이같은 발언으로 추신수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추신수가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인 김광현, 양현종을 거론한 것은 “미래를 봐야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추신수가 간과한 점이 있다. 대표팀 엔트리 구성을 보면 김광현, 양현종이 뽑힐 수밖에 없다.

김광현의 2022시즌 성적은 28경기 13승3패 평균자책 2.13이었다. 한국 복귀 후 첫 해부터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고 평균자책도 리그 2위를 기록했다.

양현종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중 하나다. 지난해 30경기에서 12승(7패)를 올렸다. 성적만 봐도 대표팀에 발탁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두 명의 좌완 투수는 투수조 중 최고참이다. 세대교체가 되려면 기존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어린 후배들이 부담없이 자신들의 기량을 펼쳐야한다. 김광현, 양현종 다음으로 가장 나이가 많은 투수는 1989년생인 이용찬(NC)이다. 이용찬은 국제 대회 경험이 많지 않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속해 있었고 2019년에는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뛴 게 다다.

추신수는 안우진과 더불어 문동주(한화)가 대표팀에서 탈락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문동주, 안우진 같은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얼굴을 비추게 해서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 야구가 할 일”이라고 했다.

WBC 엔트리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투수들의 면면을 보면 실력있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왼손투수 구창모(NC)는 지난해 19경기에서 11승5패 평균자책 2.10을 기록했다.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는 물론 김광현, 양현종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우완 투수 중에서는 소형준(KT),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등 쟁쟁한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소형준(13승6패)과 원태인(10승8패)은 모두 10승 투수다. 곽빈의 성적도 27경기 8승9패 평균자책 3.78로 좋았다. 4명의 평균 나이는 23.75세로 충분히 젊다.

이에 비하면 문동주는 1군에서 경험이 13경기에 불과하다. 지난해 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3일 SSG전에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문동주가 가능성이 있는 투수이지만 기존 투수들을 제외하고 발탁할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WBC는 정예 멤버들이 나가는 대회로 미국, 일본 대표팀들도 최상의 멤버들로 대표팀을 꾸리고 있다. 미국 대표팀에 합류한 클레이튼 커쇼는 1988년생으로 김광현, 양현종과 같은 나이다. 일본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다르빗슈도 합류했는데 그의 나이는 1986년생으로 김광현, 양현종보다 2살이나 더 많다.

WBC가 세계 무대에서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이긴 하지만 일단 좋은 성적이 나야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추신수는 ‘사견’이라는 전제를 붙여 작심 발언을 했지만 대표팀 구성에 대해 충분히 알고 한 말인지 의문점이 든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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