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재단, 16회 아산의학상 수상자 4명 발표

박효순 기자 2023. 1. 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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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제16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기초의학부문에 전장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 임상의학부문에 강윤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젊은의학자부문에는 정충원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와 박세훈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 전문의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3월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다. 아산의학상 수상자는 각각 3억원, 젊은의학자부문 수상자는 각각 5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기초의학 및 임상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의과학자를 격려하기 위해 2008년 아산의학상을 제정하였고,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의 심사과정을 거쳐 연구의 일관성과 독창성, 국내외 영향력, 의과학 발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제16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제16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전장수, 강윤구, 정충원 교수, 박세훈 전문의. 아산재단 제공

■아산의학상 기초의학부문 / 전장수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

기초의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전장수(62세)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의 분자생물학적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를 지난 23년 간 수행하며, 세계적으로 퇴행성 관절염 기초 연구 분야를 선도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전장수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박사과정 및 박사후연구원 과정 동안 세포와 세포 밖에 존재하는 세포외기질이 부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전달계를 연구했다. 2000년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로 부임해 현재까지 연골 퇴행 및 퇴행성 관절염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 조직이 점진적으로 파괴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현재까지 확실한 발생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다.

전장수 교수는 23년 간 퇴행성 관절염의 발병 기전을 구명하는 수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퇴행이 발생한 연골에서 세포 활동을 조절하는 특정 전사인자가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돼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 2010년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게재했다. 이후 아연이온의 항상성이 파괴되면 퇴행성 관절염이 유발된다는 논문을 2014년 국제학술지인 셀(Cell)에 게재했으며, 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 물질대사가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2019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했다.

그 동안의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전장수 교수는 2022년 퇴행성 관절염의 발병과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을 발굴한 연구 결과를 관절염과 연골(Osteoarthritis and Cartilage)에 게재하는 등 퇴행성 관절염의 발병 기전, 발생 억제 표적 도출, 발생 억제 물질 발굴에 이르기까지 퇴행성 관절염 전체 연구 분야를 전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 임상 전문의와 기초 연구자들로 구성된 ‘대한연골 및 골관절염 학회’ 창립 에 참여하고 회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퇴행성 관절염 연구 관련 네트워크 구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아산의학상 임상의학부문 / 강윤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임상의학부문 수상자인 강윤구(65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다양한 국내 및 해외 임상연구를 통해 위암과 위장관기질종양(GIST) 항암제 치료 분야에서 표준 치료법을 개정하는 등 세계적인 성과를 이룬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새로운 항암제 치료법에 대한 연구자주도 임상연구를 글로벌 제약사에 먼저 제의해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약사의 글로벌 3상 임상연구 총 책임 연구자를 맡아 새로운 표준 치료법을 만들어냈다.

강윤구 교수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글로벌 제약사의 연구 총 책임자를 맡아 전이성·재발성 위암의 카페시타빈, 시스플라틴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 전까지의 위암 항암제 치료법이 가지고 있던 단점을 극복한 카페시타빈이 위암 치료에서 전 세계적으로 허가가 이뤄졌으며, 표준 치료법으로 정립됐다.

국소진행성 위암 치료에서 도세탁셀, 옥살리플라틴, 티에스원 병용 선행화학요법(DOS)의 국내 3상 임상 연구를 총 책임자로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 연구 결과 역시 전 세계 위암 표준 치료법으로 정립됐다. 또한 강윤구 교수는 희귀암 중 하나인 위장관기질종양(GIST) 치료에 대해서도 활발히 연구했다. 위장관기질종양은 2000년 표적치료제 이마티닙이 나오면서 치료 효과가 크게 발전했지만, 환자 수가 적고 기존 항암제들과 치료 반응 양상이 다르다보니 의사들조차 이마티닙의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았다.

강윤구 교수는 2000년대 초부터 소화기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의료진과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위장관기질종양 환자들을 진료해오며 풍부한 치료 경험과 임상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4~5년 정도로 알려져 있었던 평균 생존 기간을 약 9년으로 크게 끌어올렸다. 또한 여러 종류의 표적치료제 치료에도 위장관기질종양이 진행한 경우 이마티닙을 재투여하면 종양 진행을 지연시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 전 세계 표준 치료법으로 정착시켰다.

강윤구 교수는 종양내과 전문의이자 임상시험 전문가로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장과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 위원장, 임상연구센터장을 지냈으며, 국내 종양내과 임상시험 연구자 집단인 대한항암요법연구회의 회장을 역임하는 등 암 환자 대상 국내 임상연구 이론 및 제도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고, 글로벌 학술정보 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중 한 명으로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선정되며 국내 종양학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였다.

■아산의학상 젊은의학자부문 / 정충원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

젊은의학자부문 수상자인 정충원(39세)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는 집단유전학자로서 다양한 민족들의 유전체 특성을 파악해 맞춤 의학에 필요한 기초 유전 정보를 제공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개인별 유전자에 따라 질병 감수성, 증상, 치료 약물 반응성 등이 달라지는데, 민족에 따른 특징도 존재한다. 이러한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질병 및 건강 상태 예측 등 ‘정밀 의학’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데, 정충원 교수는 전 세계 다양한 민족의 형성 과정, 이주와 혼합, 환경 적응 등을 유전자적 특성 분석을 통해 연구하고 있다.

정충원 교수는 그 중에서도 특히 동아시아인 집단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인류유전학 박사과정 과정 때부터 해발 2,500미터 이상 고지대 저산소 환경에 적응한 티베트인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세계 최초로 고지대 동아시아인 유전체 및 고대 티베트인 고유전체를 분석했다. 또한 티베트인의 대표적인 적응유전자인 EPAS1이 티베트인의 체내 헤모글로빈 농도가 낮은 것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유전체 전체를 분석하는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 차원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정충원 교수는 지리, 생태계, 언어 등에 따라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등을 포함한 내륙 유라시아인을 크게 세 개의 계통으로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하는 등 내륙 유라시아인의 유전자적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국 동북 지방 및 중원 지역의 인구 변화를 세계 최초로 연구하는 등 동아시아인의 유전적 다양성, 진화 연구를 선도하며 동아시아인 기반 맞춤 의학의 기초 자료를 제공했다.

■아산의학상 젊은의학자부문 / 박세훈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 전문의

박세훈(34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 전문의는 멘델식 무작위 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을 신장학 연구 영역에 도입해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 분석과 임상-역학 분석 연구를 복합적으로 수행해 온 성과를 인정받았다.

박세훈 전문의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신장내과 전문의 자격 취득 후 신장내과 전임의를 거쳐, 현재는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연계하는 중개연구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의사과학자 양성과정’에 참여하여 신장학 관련 의과학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멘델식 무작위 분석법은 기존 코호트 연구 방법의 한계를 극복해 변수 간 인과적인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통계 분석 방법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지만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연구자가 드문 상황 속에서, 박세훈 전문의는 선도적으로 이 분석 방법을 국내에 도입해 적용했다.

박세훈 전문의는 멘델식 무작위 분석법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심장 심방세동이 만성 신장 질환에 유의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만성 신장 질환자를 대상으로 심방세동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신장 기능 감소가 폐기능 감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만성 신장 질환자들에서 적절한 신기능, 폐기능 검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으며, 만성 신장 질환자들의 경우 정신 건강이 신장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커 임상진료 현장에서 정신 건강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중재 치료가 필요하다는 논문도 발표하는 등 기존의 연구 방법으로는 밝히기 어려웠던 질병 간 인과 관계 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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