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양금덕 할머니 인권상 막은 외교부, 민원도 한 달 넘게 무시”

고귀한 기자 2023. 1. 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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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지난해 11월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미쓰비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4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외교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인권상 무산에 관한 질의 민원에 한 달째 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단체는 외교부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무시하는 한편 관련 법령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질의민원의 경우 행정기관은 7일 이내에 답을 주게 돼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12월 19일 양 할머니의 인권상 취소와 관련해 박진 장관의 답변을 요구하는 질의 민원을 행정안전부 온라인 공문 제출 창구를 통해 보냈지만 한 달이 넘도록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양 할머니는 ‘2022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돼 지난해 12월 9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외교부가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란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서훈이 이뤄지지 못했다.

시민모임은 민원에 답을 주지 않는 것은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 2항에는 제도·절차 등 법령 외의 사항에 관한 설명이나 해석을 요구하는 질의민원의 경우 7일 이내’에 처리하게 돼 있다.

부득이한 사유로 처리 기간을 연장할 때는 시행령 21조 2항에 따라 처리 기간의 연장 사유와 처리 완료 예정일을 민원인에게 문서로 통지해야 한다.

시민모임은 “외교부는 처리 기간을 연장한다는 사실도 밝히지 않고 사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민원을 계속 묵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권상과 국민훈장 서훈조차 일본 눈치를 보느라 빼앗더니 정식 민원 질의마저 모른 채 하는 것이냐”며 “외교부가 피해자를 존중한다면 질의 민원을 묵살하는 횡포를 당장 멈추라”고 덧붙였다.

양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초등학교 6학년 때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끌려간 강제동원 피해자다. 1992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첫 소송을 시작한 이래 수십 년째 일제 피해자 권리회복 운동에 힘쓰고 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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