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지금 몇 시일까?…NASA와 ESA, 달 표준시 만든다

송복규 기자 2023. 1. 2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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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하는 유인 우주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첫 비행과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지난해 잇따라 성공하면서 달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NASA와 ESA는 달 표면에 수신기를 설치하고, 위성과 달 수신기, 지구 우주국에 신호가 도달하는 시간을 이용해 위치를 삼각 측량하기로 했다.

NASA와 ESA는 앞으로 '우주기관간 상호 운영지원을 위한 협의체(IOAG)'나 유엔을 통해 표준 달 시간 합의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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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차이로 지구와 달 시간 다르게 흘러
원자시계 달에 설치해 지구 시간과 비교
향후 달 인터넷과 달 전용 GPS에 적용 전망
다누리에 실린 고해상도 카메라(LUTI, LUnar Terrain Imager)로 촬영한 지구와 달의 모습. /항우연 제공

미국이 주도하는 유인 우주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첫 비행과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지난해 잇따라 성공하면서 달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학계는 달 표준시 제정에 특히 관심을 쏟고 있다. 수많은 국가와 기업이 앞으로 달 탐사에 나서게 될 경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 시간을 통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달의 독자적인 시간을 제정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NASA와 ESA는 측정한 달의 시간을 달 전용 위성 항법 프로젝트에 사용할 예정이다.

NASA와 ESA는 지구에서 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GPS)과 위성 내비게이션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것처럼 달 전용 글로벌 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GNSS)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ESA는 지난해 11월 ‘문라이트(Moonlight)’라는 달 위성 항법 사업을 승인했고, NASA는 지난달 ‘달 통신중계항법시스템’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지금까지의 달 임무는 예정된 시간에 지구의 대형 안테나로 무선 신호를 보내 위치를 찾아냈다. 하지만 달 임무가 점차 많아지면서 대형 안테나를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NASA와 ESA는 달 표면에 수신기를 설치하고, 위성과 달 수신기, 지구 우주국에 신호가 도달하는 시간을 이용해 위치를 삼각 측량하기로 했다.

달 전용 위성이 정확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구 시간이 아닌 달의 시간을 계측할 필요가 있다는 게 NASA와 ESA의 설명이다. ESA의 문라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엔지니어 외르크 한은 “달 임무는 한 종류의 시간을 추적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혼돈이 발생하고 모든 과정이 함께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달과 관련된 임무를 수행할 시에는 1972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협정세계시(UTC)’가 쓰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달의 시간과는 다르다. 달은 지구보다 중력 6분의 1 수준으로 약하기 때문에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라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간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이 공간을 휘게 만들고, 공간이 휘어진 만큼 시간도 느리게 흘러간다고 설명한다. NASA는 달의 고유 시간은 24시간 기준 지구보다 56마이크로초 빠를 것으로 추정했다.

NASA와 ESA가 고려하고 있는 방안은 달의 궤도나 표면에 원자시계를 설치하는 것이다. 원자시계는 원자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전자기파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유진동수를 측정해 1초를 계측하는 방식을 쓴다. 가장 대표적인 세슘원자를 이용한 원자시계는 91억9263만1770번의 움직임을 1초로 하고 있다. 세슘 외에도 이터븀이나 스트론튬처럼 고유진동수가 더 높은 원자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달의 시간을 측정할 원자시계는 최소 3개 이상이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시계로 측정된 1초를 UTC와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 ‘가상 시계’를 만들 수 있다. 우주 기관들은 달의 시간을 측정한 모델을 화성과 같이 더 먼 행성에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NASA와 ESA는 앞으로 ‘우주기관간 상호 운영지원을 위한 협의체(IOAG)’나 유엔을 통해 표준 달 시간 합의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강성주 국립과천과학관 연구사는 “여러 국가가 우주 탐사를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일치하지 않는 달과 지구의 시간을 고려해 달 임무가 정확하고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시간을 측정한다는 의미”라며 “다만 아직 실용적으로 사용된다기 보다는 연구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3-0018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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